회사채 시장, SVB·CS 사태에 '옥석가리기' 심화

기사등록 2023/03/19 19:00:00

최종수정 2023/03/19 21:38:54

현대차證·ABL생명, 미매각 발생

대기업 그룹사는 모두 증액 성공

전문가 "연초 강세 분위기 약화"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옥석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 그룹사나 제조기업들에 대한 회사채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증권사나 보험사 등 금융업에 대한 회사채는 미매각이 발생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SC) 위기 우려 등으로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까지 발행된 회사채 발행규모는 약 5조8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대비 약 절반 수준이다. 지난 1월에는 연초효과에 힘입어 약 10조원에 가까운 회사채 발행이 있었고, 지난달에는 무려 13조원이 넘는 발행 규모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3월 사업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휴지기에 들어간 영향이다. 보고서 제출 전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이를 보고서에 반영해야 한다. 이로 인해 각 분기별 보고서와 사업보고서, 주주총회가 몰리는 시점에는 회사채 발행이 둔화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이달 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감사인력의 여유가 있는 대기업 그룹사들이었다. LG전자, LG CNS 등 LG그룹사에서 1조원 넘는 발행이 있었고, SK그룹의 SK에너지, SK ENS, SK매직 등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다만 옥석가리기가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채들이 증액 발행에 성공했으나 증권사와 생보사의 회사채 발행은 미매각이 발생했다. 현대차증권은 총 1000억원의 발행규모 가운데 3년물 500억원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0.5대 1을 기록하면서 250억원이 미매각 됐다. ABL생명보험의 경우, 7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이 전혀 없었다.

다만 SVB 파산 사태와 SC 위기 우려 등의 영향으로 이같은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기관의 수요예측이 우량급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에 대한 신속대응이 있었으나 경계할 것은 불안심리"라며 "크레딧 발행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도 "공모 회사채 시장은 기업별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연초 크레딧 시장의 강세 분위기가 약해졌으며, 우량등급의 신용스프레드 매력이 거의 소멸됐고 비우량등급도 스프레드 축소룸이 점점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레드 축소 여력이 남아 있는 A등급 채권의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나 글로벌 금융시스템과 국내 부동산에 대한 리스크가 완전히 제거된 것이 아니다"면서 "당장은 보수적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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