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고등학교서 교복 치마 길이 단속해 논란
학생·학부모 구분 없이 집단적 항의에 나서

영국의 레인포드 고등학교가 여학생들의 치마 길이를 과도하게 단속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캡처=틱톡)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영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치마를 입고 등교해 이른바 '치마 시위'를 벌여 화제다.
6일 데일리메일,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영국 머지사이드주(州) 세인트헬렌스의 레인포드 고등학교는 여학생들의 치마 길이를 엄격히 단속하기 시작했다. 당시 남교사들은 여학생들을 줄 세워 놓고 그들의 치마 길이를 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이 학교는 2020년 발표한 교복 정책에 따라 학생들의 치마를 '무릎 높이'에 맞추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학부모들은 이 규정이 지난달 21일에 갑자기 엄격히 시행됐다고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학생들은 남교사들이 여학생들에게 모욕적이고 비인도적인 대우를 했다며 항의에 나섰다. 특히 지난달 22일 남학생들은 교복 위에 치마를 입고 등교하며 단체로 '치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학교 복도에 나와 성 차별적 대우에 항의했다. 곳곳에서는 남학생들을 향한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남학생들은 치마를 입고 등교하는 시위를 벌여 호응을 얻었다. (캡처=틱톡) *재판매 및 DB 금지
학부모들의 반응도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한 학부모는 "딸이 강당에 밀려들어 가 남교사들에게 치마를 검사받았다고 말했다"며 "아이가 동물처럼 대우받았다고 불쾌해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손녀가 눈물을 흘리면서 집에 돌아왔다고 했다. 그는 "손녀의 치마 길이가 무릎보다 1인치(약 2.5㎝) 높아 징계를 받게 됐다"며 "손녀가 모욕감과 굴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표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남교사들이 여학생들의 치마를 보기 위해 옆으로 몸을 구부렸다고 한다"며 "딸이 정말 소름 끼쳤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위 현장을 찍은 영상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에 올라와 큰 이목을 끌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재 시위가 영국의 다른 학교로도 번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치마 길이 단속 중지를 요구하는 탄원서에는 약 1800명이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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