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찍을수록 조회수 잘 나와" B급 콘텐츠의 역설

기사등록 2023/03/08 06:00:00

최종수정 2023/03/15 15:30:30

현실적이고 투박한 'B급' 콘텐츠 강세

집공략 "20분 찍고 조회수 400만회"

인터넷 밈, 패러디 활용해 인기 끌기도

"B급콘텐츠 소비, 강박 잊으려는 심리"

[서울=뉴시스]유튜버 '집공략'(위)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아래) 영상 섬네일(사진=유튜브 '집공략' '충TV' 캡처) 2023.03.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튜버 '집공략'(위)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아래) 영상 섬네일(사진=유튜브 '집공략' '충TV' 캡처) 2023.03.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카메라 등 촬영 기기가 발전하고 영상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유튜버도 시간과 노력만 들인다면 영화 못지않은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된 시대다. 그런데 작품 같은 '고퀄(고퀄리티)' 콘텐츠만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도적 저퀄(저퀄리티)'이 소구력이 높을 때도 있다. '콘텐츠의 만듦새를 느슨하게 할수록 조회수가 높다'는 이야기를 하는 크리에이터가 나올 정도다. 작위적인 연출보다 꾸밈없고 솔직한 모습을 선호하는 시청자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7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관련 정보를 소개하는 '집공략'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가 대표적인 예다.

구독자 16만4000명을 보유한 유튜버 집공략은 "다른 유튜버들을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 대충 찍으면 (조회수가)잘 나오고 엄청나게 기획하고 힘을 쏟으면 잘 안 나온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 쏟는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 그런 게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공략의 채널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은 2021년 올라온 '집 보러 오면 90%는 이렇게 행동합니다'이다. 실제 집을 방문해 수압, 벌레·곰팡이, 세탁기, 창문 방향 등 세입자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할 점을 알려주는 콘텐츠다. 이 영상은 지금까지 469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촬영에는 큰 노력이 들어가지 않았다.

집공략은 "그 영상은 정말 20분도 안 찍었다. 그게 1~2주만에 조회수 100만회가 넘어갔고, 지금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까지도 핸드폰과 삼각대 하나로 영상을 찍었다. 다른 100만 유튜버들도 다 핸드폰을 들고 찍길래, '굳이 내가 장비를 살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충주시 공식 유튜브 '충TV'는 이에 더해 인터넷 밈 등을 적극 활용해 인기를 끄는 채널이다. 충TV 역시 별다른 기교 없이 촬영한 영상을 주 콘텐츠로 삼으며, 방송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패러디하거나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 등 밈을 익살스럽게 녹여낸다.

충TV의 구독자 수는 29만2000명, 영상 총조회수는 9100만회로 전국 지자체 채널 중 가장 높다. 특히 2020년 5월 코로나19 관련 '생활 속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공무원 관짝춤' 영상은 조회수 820만회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연주 나봄미디어심리연구소 대표는 "B급 콘텐츠 열풍은 수많은 강박에 사로잡혀 사는 현대인들이 일상의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됐다"면서 "이러한 콘텐츠는 이해하는 데 복잡한 사고와 주의력을 요구하지 않고,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완벽함'보다는 어딘가 엉성하고 서툴고, 대충하는 것 같은데 의외로 잘 소화해내는 모습은 긴장감과 웃음을 동반한다. 그래서 격식과 가식에 지친 사람들이 더욱 열광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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