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풍 속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
SK하닉 "AI가 반도체 수요 새로운 '킬러 앱'"
삼성전자, 첨단 공정 확대 위한 투자 박차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AI 기반의 챗GPT 열풍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한파'를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 같은 대화형 AI에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챗GPT의 경우 엔비디아의 GPU 'A100'이 1만여개 사용된다.
'A100'에는 SK하이닉스의 3세대 고대역메모리(HBM) D램이 적용됐다. A100보다 최신 제품인 'H100'에도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 제품이 적용됐다. HBM은 대량의 데이터를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메모리로, 지난해부터 AI 서버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날 "AI가 반도체 수요의 새로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며 "AI 시대에 일어날 기술 혁신의 중심에는 항상 메모리 반도체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챗GPT를 시작으로 많은 빅테크 기업이 AI챗봇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며 "메모리 기술 진화를 이끌 또 한 번의 혁신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극심한 메모리 반도체 불황 속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을 기록, 10년 만에 적자전환해 충격을 줬다.
당시 SK하이닉스는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세계 최대 GPU 기업인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신제품 HBM3을 공급해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 서버용 CPU 세계 1위 기업인 인텔 역시 SK하이닉스 HBM3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부회장은 "AI 시대가 펼쳐지고 관련 기술이 진화하면서 글로벌 데이터 생성, 저장, 처리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최고속 D램인 HBM은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AI 전문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초 'PIM'(Processing in memory) 기술을 필두로, AI 응용처에 쓰일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PIM은 프로세서가 수행하는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구현한 것이다. 메모리가 직접 연산 처리를 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AMD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HBM-PIM을 활용하면 기존 GPU 가속기 대비 평균 성능이 2배 증가하고 에너지 소모는 50% 감소한다.
삼성전자는 네이버와 협약을 맺고 AI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본격 착수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부문을 맡고, 네이버는 그간의 초거대 AI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 개발에 나섰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지켜온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고 반도체 투자에 나선 것도 고성능 고용량 D램 시장 대응을 위한 선단 공정 전환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확대를 위해 지난해 평택캠퍼스 3공장을 완공했지만 아직 설비투자는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평택 4공장은 현재 골조 공사에 들어갔고, 평택 5공장도 올 초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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