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대, 전방위적 '등록금 인상' 움직임…학생들 "책임전가" 반발

기사등록 2023/01/26 07:00:00

최종수정 2023/01/26 07:22:47

진주·청주·춘천에 이어 광주·전주도 인상 기류

"최소한 운영도 어려워"…국가장학금 규제감수

모집정원 줄였는데 경쟁률 하락…"선호 줄어"

교대련 "재정 책임 학생에 전가하지 말아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해 6월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1.26.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전국대학생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해 6월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등록금 인상 규제 완화 반대 기자회견'에서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10년 이상 이어진 등록금 동결과 학생수 감소가 겹치며 재정난이 가중된 교육대학(교대)들이 '등록금 인상'을 전방위적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각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회의록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국 교대 10곳 중 3곳이 올해 학부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인상률은 진주교대 4.04%, 청주교대와 춘천교대가 4.02%다. 모두 교육부가 고시한 법정 상한 등록금 인상률인 4.05%에 육박한다.

나머지 7곳은 등심위 회의록이 홈페이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광주교대와 전주교대 등 일부 대학에선 등록금 인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광주교대 등심위원인 박유경 총학생회장은 "전날 오전 11시에 등심위가 진행됐고, 대학에선 학부·대학원 4.0% 인상안을 제시했다"며 "오는 27일 열리는 다음 회의 전까지 학내 의견수렴을 진행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교대 등심위원인 김호연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선 공공요금·물가 인상, 인건비를 고려해 최대치 인상을 고려중인 것 같다"며 "오는 27일 등심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교대를 포함한 대학들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한 배경엔 '국가장학금Ⅱ 규제'가 있다. 등록금을 한 푼이라도 인상하면 국가장학금Ⅱ 국고 지원이 끊기기 때문에 대부분 대학은 이 규제가 적용된 2012년부터 10년 넘게 등록금을 동결해왔다.

올해도 서울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대부분 대학들은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올해 교대들은 국가장학금Ⅱ 페널티를 감수하고도 적극적인 등록금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재정 위기가 주요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등록금 4.02% 인상이 결정된 지난 10일 청주교대 등심위에서 등심위원장은 "등록금 동결 상황에서는 장학금, 학생활동 지원비 등도 감액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매년 증가하는 대학회계 직원의 인건비에 대응하고 대학의 최소한 운영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대들은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모집정원을 줄이고 있는데, 그마저도 경쟁률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등록금 수입이 줄며 재정난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가령 광주교대는 올해 정시 모집정원을 지난해 176명에서 22명(12.5%) 줄였는데, 2.14대 1이었던 경쟁률이 오히려 1.99대 1까지 떨어졌다. 전주교대, 진주교대, 청주교대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난해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초등교육 경쟁률이 교원 수 감축에 따른 교대 선호도 하락, 수험생 감소 등에 따라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합격 커트라인 점수도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대 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민아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집행위원장은 "대학 재정의 어려움은 알지만 등록금 인상은 대학 재정의 책임을 결국엔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차원에서 등록금 인상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에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교대련 정책국장(광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앞으로도 공공요금이나 인건비가 오를 텐데 학교에서 아무 대처가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등록금만 올리려고 하는 것 같아서 우려가 된다"며 "광주교대는 지난해에도 등록금을 올렸는데 올해도 연속으로 올리려는 게 잘 납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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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대, 전방위적 '등록금 인상' 움직임…학생들 "책임전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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