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0월 위스키 수입액 전년대비 61.8%↑…MZ세대 성장세 이끌어
디아지오, 윈저 매각 진행하며 대중적 상품군으로 가정 시장 공략 중
종로 영풍빌딩 사옥 이전한 페르노리카, 브랜드 경험 확대에 총력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위스키 시장이 지난해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했지만 가정용 시장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공략에 성공한 것이 실적 반등의 비결로 꼽힌다.
위스키 업계는 엔데믹 시대를 맞아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하이볼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다양한 위스키 전시회와 행사를 개최했다. 또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를 찾는 이들을 위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새해 시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좋을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가정용 시장의 매출이 견고한 가운데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면세 제품 판매율이 높아지면 제2의 부흥기를 맞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작년 1~10월 위스키 수입액 전년대비 61.8%↑…MZ세대 성장세 이끌어
2014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던 위스키 수입액은 2021년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고가의 싱글 몰트 위스키와 중저가의 블렌디드 위스키 모두 판매량이 늘면서 수입량과 수입액이 동반 상승했다.
가정용 시장에서의 매출이 위스키 시장 성장세를 이끌었다. 위스키를 탄산과 섞어 마시는 하이볼을 찾는 MZ세대도 많았지만 싱글 몰트 위스키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위스키 업체들도 전략을 바꿨다. 이색적인 경험을 즐기는 젊은층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자사 제품의 특장점을 내세우는 팝업스토어 운영, 위스키에 어울리는 음식을 제안하는 페어링 마케팅 등을 적극 전개했다.
올해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장 공략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용량의 제품을 선보이는 한편 하이볼 시장을 겨냥한 신제품 출시 및 새로운 음용문화 확산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디아지오, 윈저매각 진행하며 대중적 상품군으로 가정시장 공략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 사업을 매각하기 위해 물류창고, 사무실, 인력을 분리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2개의 독립법인을 운영하는 것은 회사 실적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빠른 매각을 통해 사업구조 재편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대중적인 상품군을 전면에 내세워 가정시장을 공략하는 등 유흥시장에 편중된 사업 구조도 개편한다. 지난달에는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 브랜드 탈리스커 브랜드 팝업 스토어 보트하우스를 선보이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섰다.
사옥 이전한 페르노리카, 브랜드 경험 확대에 총력전
1992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페르노리카는 1990년대와 2000년대까지는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 위스키 소비가 많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 2017년까지 강남 사옥을 고수했다. 강북 사옥 이전은 2017년 장 투불 사장이 선임된 이후다.
같은 강북권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역에서 종각역으로 사옥 이전을 추진한 또 다른 이유는 젊은이들이 광화문·종로 상권을 많이 찾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심 중심지에서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고 서울 및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새해 사업 전략은 수도권 지역과 MZ세대 공략이다. 젊은 층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브랜드 홍보를 비롯해 페어링 문화를 전파하는 데 목적을 둔다.
올 1월 31일까지는 '고메이 494 한남'에서 발렌타인 싱글몰트 글렌버기 스테이션을 진행한다. 고메이 494 한남 전체 공간을 발렌타인의 매력을 경험하는 곳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서는 발렌타인 싱글몰트 페어링 코스도 선보인다.
새해 위스키 시장 전망은 '상저하고'…면세점 매출 회복 '주목'
면세점 채널에서의 매출 회복 여부는 위스키 업계의 반등 시기를 더욱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요소다. 연산이 높은 제품일수록 면세점 판매량이 높은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스키업계는 면세점 채널에서의 매출 비중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해외 여행을 즐기는 이들이 증가하면 증가할 수록 면세점 이용 고객들도 늘어날 수 있다. 위스키 업계의 매출도 기저효과와 고급 제품 판매량 증가로 인해 급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면세점을 비롯해 유흥 시장에서의 매출이 사실상 바닥을 찍은 상황"이라며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하이볼 문화가 확산되면서 가정 시장에서의 매출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과 유흥시장이 회복되면 예전보다 더욱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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