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도 한편?…빌라왕 전세사기 수법 천태만상

기사등록 2022/12/20 16:05:51

최종수정 2022/12/20 16:09:43

국토부, 전세사기 의심 106건 수사의뢰

무자본, 갭투자 '빌라왕' 방식 대부분

중개사 간 교환거래 때 시세 부풀리기도

모집책 대대적 고용해 조직적 사기 정황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TF' 발족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7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2022.09.0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7일 오후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송파구 빌라촌 모습. 2022.09.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주택 1139채를 소유한 채 사망해 다수의 임차인에게 피해를 입힌 '빌라왕' 사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깡통전세 위험경보가 울렸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의도치 않게 역전세 현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는 조직적으로 공모한 전세사기라 세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106건을 경찰청에 수사의뢰한다고 20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 9월28일 전세사기 근절 방안을 구상한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출범했다. 여기에 접수된 687건 중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공모가 의심되는 건을 1차로 경찰에 넘긴다.

106건 모두 빌라왕의 사례와 비슷한 무자본, 갭투자에 해당한다. 첫 번째 사례를 보면 임대업자 여러 명이 자기 자본 없이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방식의 깡통전세로 빌라를 다수 매입한 경우다. 이들은 이후 보증금 반환이 어렵게 되자 모든 빌라를 또 다른 공모자가 설립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법인에 매도한 후 잠적했다.

건축주가 브로커가 높은 보증금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하는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하고, 브로커로 하여금 무자력자가 신축빌라를 통째로 매수하도록 한 사례도 있었다. 브로커는 건축주가 분양 판촉을 위해 이자지원금을 지급한다며 임차인에게 높은 보증금의 전세계약을 유도했는데, 계약 종료 후 보증금 반환이 안 돼 피해를 본 케이스다.

개업공인중개사 간 교환거래를 통해 보증금을 편취한 예도 있다. 각자 본인이 소유한 주택을 중개할 때 매매시세를 부풀리는 등의 조작으로 깡통전세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보증금을 탈취한 것이다.

다수의 모집책을 고용, 조직적으로 보증금을 빼앗은 이들도 있다. 임대인을 대리해 모집책들이 임대차 계약을 성사시키면 전세보증금으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또 주택을 매입하는 수법이다.

[서울=뉴시스] 전세사기 의심사례. (인포그래픽=국토교통부 제공)
[서울=뉴시스] 전세사기 의심사례. (인포그래픽=국토교통부 제공)
전세사기가 판을 치자 정부는 이날  임차인을 전세 사기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 합동 전담조직'을 발족했다. 법무부, 국토부, 경찰청,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한법률구조공단,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법무부 법무실장과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이 공동 팀장을 맡는다.

태스크포스(TF)는 법률 지원 방안, HUG의 대위변제 기간 단축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빌라왕 사망으로 채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임차인이 보증금을 신속하게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권혁진 주택토지실장은 "임차인의 전 재산이나 다름 없는 전세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커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관계기관과 협업해 임차인이 보증금을 조속히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추진 상황을 피해 임차인과 공유하는 한편,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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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도 한편?…빌라왕 전세사기 수법 천태만상

기사등록 2022/12/20 16:05:51 최초수정 2022/12/20 16: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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