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재 국정과제점검회의에서 경제상황 진단
"교역량 줄고 수출 여건 안 좋아…굉장히 어려울 것"
"고물가 상황 지속…내년 후반에야 3%내외 안정세"
"부동산 시장 경착륙 우려 커…긴장 놓지 않을 것"
일반 국민 우려에 "경제 책임지는 입장에서 송구"
[세종=뉴시스] 오종택 박영주 이승재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내년에는 우리 경제가 더 안 좋아질 것 같다"며 "주요 기관들은 내년 경제 성장률 1%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어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지금의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는 세계적인 복합 경제 위기에서도 3분기까지 3%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 거뒀지만 최근 선진국 비롯해 경기 하강하고 우리 경제도 예외일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수출이 나름대로 애를 썼지만 10월부터 수출도 마이너스를 기하고 국제 유가 에너지 가격 높아서 무역수지 7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며 "내년 교역량 줄고 반도체가 좋지 않을 것 같아 내년 수출 여건도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역대 최고 수출액을 이미 달성했지만 무역수지 적자 폭은 커지고 있다. 올해 1~11월까지 무역 적자 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23억 달러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이 증가하면서 무역 수지가 연속해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내년 후반기가 되어야 안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추 부총리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40년 만에 고물가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 7월 6.3% 이후 국제 유가 떨어지고 정책 효과 보이며 서서히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고물가 상황으로 내년 후반께서야 3% 내외 수준의 물가 안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확대돼 서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타냈다. 가계부채 추이를 보면 2017년 1451조원 규모에서 2021년 1863조원으로 무려 412조원이나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1871조원으로 계속 상승 중이다.
추 부총리는 "지난 5년간 부동산이 가파르게 올랐고 서울 아파트 가격도 2배 올랐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14% 가까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시장 급랭 경착륙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이렇게 급등하니 가계부채가 늘었다.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에 금리까지 가파르게 오르니 대출 갚기도 어렵다는 걱정이 크다"고 했다.
정부는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급등했던 환율이 최근 1300원 안팎으로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불확실성 많아 긴장의 끈 놓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추 부총리는 "앞으로 경제 상당 기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엔 지금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고 재차 강조하며 "당면 위기 극복 위해 거시경제 관리하고 물가, 고용 안정에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기 이후에 대한민국이 도약하기 위해 신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연금, 노동, 교육 개혁 등도 추진하고, 인구 기후위기 대응 등 미래를 위한 대비도 착실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일반 국민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아이 둘을 키우는 전업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주현씨는 "장바구니 물가가 너무 올라서 마트 가기가 무섭다"며 "주변 분들이 아이들 대학 등록금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하는데 목돈을 어떻게 준비할지도 벌써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재작년에 주택담보대출로 집을 샀는데 당시 2.5%였던 이율이 지금은 6%를 상회한다"며 "예상하지 못한 고정지출이 너무 많다. 저 같은 서민을 위한 해결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추 부총리는 "경제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배춧값이 안정되고 김장 비용도 떨어지고 해서 신선식품 가격과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안정되고 있지만 아직 여러 곳에서 물가 상승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모든 정책을 물가 안정에 최우선으로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물가가 안정되면 금리도 오름세가 중단되고 서서히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할 것"이라며 "당장 고금리 특히, 변동금리에 노출된 부분에 대해 저금리,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육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 예산에도 많이 들어가 있지만 보육, 양육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진에서 27년 넘게 떡집을 운영 중이라는 한 자영업자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원재료 등 물가가 올라 장사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가 많아 걱정된다"며 "높은 임대료, 인건비에 사람 구하기가 힘들어 문 닫는 집도 나온다. 장사가 잘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임대료 부담, 이자 상환 등에 관해서는 정부에서 세제 지원을 하고, 장사가 잘되게 하기 위한 경영 환경 개선이나 정책 자금 지원 등 프로그램도 있다"며 "부족하겠지만 정부의 정책 자금, 세제 지원을 활용해 힘내시길 바란다. 경기 살아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