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내년 1월16일 춘추관서 문학 특별전
서촌·북촌서 활동한 문인 초상·대표작·삽화 등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상·염상섭·현진건·윤동주 등 근현대 문인들의 대표작 전시가 펼쳐진다. 모두 청와대를 둘러싼 인왕산 일대에서 활동했던 근현대 문인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22일부터 내년 1월16일까지 춘추관에서 국립한국문학관, 삼성출판박물관, 영인문학관과 함께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를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지난 9월 장애예술인 작품전에 이어 개방된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뤄지는 두번째 행사다.
청와대에서 만나는 염상섭·현진건·이상·윤동주
이번 특별전에서는 이들이 고뇌했던 시간, 시대의 아픔, 사랑과 우정의 흔적과 예술가의 숨결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1부 '횡보 염상섭과 정월 나혜석, 달빛에 취한 걸음'▲2부 '빙허 현진건, 어둠 속에 맨발로' ▲3부 '이상, 막다른 골목으로 질주' ▲4부 '윤동주, 젊은 순례자의 묵상' ▲5부 '문학과 함께한 화가들' 등 5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 4부까지의 전시에서는 염상섭, 현진건, 이상, 윤동주의 초상(문학사상 표지)과 대표작 표지 장정, 삽화 등이 전시된다. 5부에서는 서촌 인근에서 활동한 이중섭, 천경자, 박노수, 이쾌대 등의 화가들이 장정한 문학작품이 전시된다.
염상섭은 서울 중인계층의 집촌인 종로구 체부동에서 태어나 대표작 '삼대' 등을 통해 근대문학 최고의 사실주의자(리얼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특별전에서는 염상섭의 '해바라기', '삼대' 표지와 함께 일본 유학시절부터 교분을 쌓은 나혜석이 그린 '견우화'의 표지 삽화가 전시된다.
현진건은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와 민중의 고단한 삶을 그린 1920년대 대표 작가다. 동아일보 기자 시절 일장기 말소 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한 후 서울 부암동에 자리 잡고 '무영탑', '흑치상지'를 집필했다. 특별전에서 '무영탑'의 표지와 '술 권하는 사회', '운수 좋은 날'이 실렸던 '개벽' 표지 등을 볼 수 있다.
이상은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이자 천재 시인이었다. 인생 대부분 기간을 종로구 통인동에 있는 백부의 집에 거주했다. 이곳은 현재 '이상의 집' 기념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상의 대표작이자 본인이 직접 삽화를 그린 '날개'를 비롯해 이상의 삽화가 담긴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표지 등이 전시된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 하숙했다. 이곳은 '윤동주 하숙집'으로 남아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윤동주는 그 시기에 시 18편을 필사해 수록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만들었다. 전시회에서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표지와 함께 윤동주가 필사할 정도로 좋아했다고 알려진 백석의 '사슴' 등을 볼 수 있다.
5부에서는 청와대 인근에서 활동한 화가들이 직접 장정한 문학작품 표지를 선보인다.
이중섭(종로구 누상동)이 표지를 그린 구상 '초토의 시', 박노수(종로구 옥인동)가 장정한 윤석중의 '우리민요시화곡집', 천경자(종로구 옥인동)가 장정한 '여류문학' 창간호 등이다.
국립한국문학관 문정희 관장은 "인왕산 주변은 한국 근현대 문학의 주요 산실로, 이곳에서 특별전을 개최하게 돼 뜻깊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국민들이 근현대 작가들의 문학적 정취와 창의성을 같이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기간 매일 200명에 기념품 증정
전시를 관람하고 설문 조사에 참여한 관람객 선착순 200명, 총 4000명에게는 이번 전시 작품인 '해바라기', '견우화'에서 따온 해바라기와 나팔꽃 씨앗연필 기념품을 증정한다. 연필을 다 쓴 후 연필 끝에 달린 캡슐을 화분에 심으면 씨앗이 발아한다.
국립한국문학관 누리집에서는 현장 관람이 어려운 사람들도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360° 가상현실(VR) 영상이 제공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지원 서비스, 휠체어 이동 편의 제공 등 장애인 친화적인 관람 서비스도 마련했다.
문체부, 2025년 진관동에 국립한국문학관 개관
문체부는 이같은 흐름에 맞춰 2025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서울 은평구 진관동 부지에 국립한국문학관을 건립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국립한국문학관의 모습을 미리 살펴볼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별전을 계기로 국민들이 한국 문학을 더욱 향유하고, 역사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서의 청와대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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