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위해 400년 역사 에메랄드 약혼반지 내놓은 美 여성

기사등록 2022/12/06 11:43:06

최종수정 2022/12/06 11:49:43

스페인 난파선서 인양된 400년 에메랄드 반지, 경매 부쳐질 예정

저널리스트 밋지 퍼듀, 우크라이나 방문 후 지원 위해 내놓기로

보물 탐색 지원한 남편에게서 받은 약혼반지…가치 7800만원 이상

[서울=뉴시스] 400년 역사의 스페인 에메랄드 반지가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반지의 원주인 밋지 퍼듀(81)는 저널리스트로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 남편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약혼반지를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내놓기로 결심했다 (사진출처: 소더비 경매장 홈페이지, 밋지 퍼듀 트위터 캡처) 2022.12.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400년 역사의 스페인 에메랄드 반지가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반지의 원주인 밋지 퍼듀(81)는 저널리스트로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 남편으로부터 받은 소중한 약혼반지를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위해 내놓기로 결심했다 (사진출처: 소더비 경매장 홈페이지, 밋지 퍼듀 트위터 캡처) 2022.12.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한 미국인 저널리스트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400년이나 된 에메랄드 반지를 흔쾌히 경매에 내놓았다. 30여 년 전 남편에게서 받은 약혼반지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 에메랄드 반지가 경매에 부쳐지게 된 경위에 대해 보도했다. 반지의 소유주인 밋지 퍼듀(81)는 올해, 전화(戰火)에 휩싸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했다. 전쟁의 참상을 직접 겪은 밋지는 이후 자신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녀는 고심 끝에 자신의 소유물 중 역사적으로 가장 큰 가치를 지닌, 400년 된 스페인 에메랄드 반지를 경매에 부쳐야겠다고 결심했다. 뉴욕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질 에메랄드 반지는 밋지의 남편인 아서 퍼듀(1920-2005)가 그녀에게 직접 건넨 약혼 반지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닭고기 브랜드인 '퍼듀 팜스'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아서는 생전 '보물 사냥꾼' 멜 피셔(1922-1998)를 후원했다. 한때 양계업에 종사하던 피셔는 1969년부터 1622년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의 배 '아토차 마리아호'(The Nuestra Señora de Atocha)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침몰 당시 아토차 마리아호에는 18만 개의 동전, 수십 톤의 은 주괴(鑄塊), 125개의 금괴, 30㎏의 에메랄드가 실려있던 것으로 추정됐다.

피셔의 보물 수색에는 15년이 넘는 세월이 소요됐지만, 아서는 양계업 동종업자이기도 했던 피셔의 보물 수색에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피셔는 1985년, 기어이 아토차 마리아호의 잔해를 발견해냈다. 배 안에는 4억 달러(약 5200억원) 상당의 막대한 보물이 잠들어 있었다.

아서는 오랜 지원에 대한 대가로 상당한 양의 보물을 분배받았지만, 대부분의 보석과 은화, 금화를 워싱턴의 학술기관인 스미스소니언 협회에 기증했다. 아서가 자신의 몫으로 남긴 보물은 금화 한 닢과 에메랄드 반지 한 개에 불과했다. 이후 워싱턴에서 열린 파티에서 밋지를 만나 첫눈에 반한 아서는 보관하고 있던 에메랄드 반지를 그녀에게 주며 청혼했다. 둘은 1988년 결혼했다. 아서는 밋지에게 반지를 매일 끼고 다니라고 제안했다. 남편의 제안을 따르던 밋지는 아서가 사망한 2005년 이후로는 반지를 안전하게 금고에 보관해왔다.

소더비 경매장 보석 부서의 알렉산더 에블렌은 밋지의 반지가 뛰어난 '광산 에메랄드'의 훌륭한 표본이며, 보석의 순수 가치로만 6만 달러(약 7800만원) 상당에 낙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블렌은 역사적인 가치를 고려했을 때 반지가 훨씬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될 것으로 전망했다.

소중한 약혼반지를 경매에 내놓은 밋지는 고령에도 저널리스트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그녀가 올해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 역시 인신매매에 대한 글을 심리학 잡지에 기고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밋지는 러시아의 공습 위협 때문에 대피소에서 첫날 밤을 보내야만 했고, 그 하룻밤이 그녀의 일평생 겪은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밋지는 "반지를 처음 받았을 때, 아서와 약혼하는 것보다 더 신나는 일은 세상에 없는 것 같았다"라고 30여 년 전을 회상했다. 밋지는 또한 "반지를 받게 될 사람과 직접 악수하고, 그들 미래의 성공을 기원해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반지 경매로 얻은 수익금을 전액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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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위해 400년 역사 에메랄드 약혼반지 내놓은 美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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