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22.2%
재무 건전성 개선…원리금 줄고 소득 늘어
집값 상승에 순자산 10%↑…역대 2위
가구당 자산 5억4772만원…9%↑
가구당 부채 9170만원…4.2%↑
1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보유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은 1159만원으로 1년 전(1265만원)보다 8.4% 감소했다. 반면 처분가능소득은 5229만원으로 같은 기간 4.5%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은 가계가 세금이나 공적연금, 사회보험료 등을 제외하고 실제 쓸 수 있는 소득을 의미한다. 지난해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을 계산하면 22.2%로 1년 전(25.3%)보다 3.1%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가 쓸 수 있는 돈의 5분의 1 가량을 빚 갚는 데에 썼다는 얘기다.
대출 원금과 이자 등 원리금 상환액은 줄어든 반면, 소득은 늘어나면서 가계의 빚 부담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근로소득이 7% 늘어나는 등 큰 폭 증가한 점도 소득 증가에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등을 포함한 전체 자산 대비 부채 비율도 낮아졌다. 지난해 가구당 자산은 5억4772만원으로 전년 대비 9.0% 늘어났다. 이는 전년도 증가율(12.8%)을 하회한 것이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반면 가구당 부채는 9170만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29세 이하 가구, 50대 가구에서 전년동기대비 각각 41.2%, 6.8% 증가하는 등 크게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부동산과 전세 가격 상승 등으로 실물자산 증가율이 9.5%로 역대 2번째로 증가했고, 금융자산도 7.1% 증가하는 등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자산증가율(9.0%)이 부채 증가율(4.2%)을 크게 상화 하면서 지난해 전체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16.7%로 전년(17.5%) 보다 0.8%포인트 감소했다.
가계 자금사정이 가장 팍팍했던 가구주는 20대 였다. 29세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37.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수준(29.2%)보다도 상당폭 올라갔다. 30대(27.4%)나 40대(20.8%), 50대(16.8%) 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빚 부담이 가장 적은 연령층은 60대 이상 가구주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11.1%로 나타났다. 20대는 소득은 상대적으로 적은데 내 집 마련 등을 위해 빚을 늘린 가계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종사자지위별로는 자영업자 가구주가 18.7%로 가장 높았다. 다만 1년 전 수준(19.5%)보다는 빚 부담이 다소 축소됐다. 금융부채보다 소득이 더 빨리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자산대비 부채 비율은 18.5%, 임시·일용근로자는 14.3% 였다.
금융부채 보유가구가 체감하는 상환 부담도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 '원리금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 비율이 65.5%에서 64.4%로 감소하고, '대출기한 내에 갚을 수 있다'는 응답가구 비율은 75.6%에서 77.7%%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높은 순자산 증가율,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점 등을 감안하면 가계의 부채상환 여력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금리상승, 부동산 가격 하락세 지속 등으로 올해의 경우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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