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2만7천t, 현대제철 5만t, 동국제강 2만t 출하 중단
화물연대 파업 피해 확산, 재고 포화시 가동 멈출수도
경총 "철강·정유 등 타업종에도 업무개시명령 확대해야"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이어가면서, 국내 철강업체들이 하루 10만t 가량의 철강재를 출하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소재가 국내 조선사와 가전사 등 산업계 전반에 공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내에 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내주부터 공장 가동 중단 등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멘트 업종부터 적용된 업무개시명령이 이때쯤에는 철강·운송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에서 하루 9만7000t의 출하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우선 포스코에서 출하가 중단된 물량은 포항제철소 1만t, 광양제철소 1만7000t 등 2만7000t이다. 포항제철소는 하루 2만t 가량을 출하하는데 침수 피해 이후 복구가 진행 중이어서 물량이 절반으로 줄었다.
현대제철도 이번 파업으로 육송 출하가 사실상 멈췄다. 24일 이후 당진, 포항, 울산 등 전국 공장에서 하루 5만t 가량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강에서는 하루 2만t 정도의 철강재 출하가 멈춘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철강사들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에게는 조선용 후판을 공급한다. 현대차, 기아 등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자동차 강판을,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에게는 가전용 강판인 냉연강판을 공급한다. 또 건설사들에게는 철근, H형강 등 건설용 철강재를 공급한다.
철강재 출하가 막히면서 이들에게 공급되는 물량도 중단된 상황이다. 현재 철강 수요 업체들은 그동안 확보한 재고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고가 점차 떨어지면서 수요 업체들도 공장 가동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안에 화물연대 총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당장 철강사들부터 가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본다. 철강사들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의 경험을 토대로 우선 출하를 진행해 공장 재고를 최대한 낮춘 상태다. 따라서 당장 1~2일 내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면서 이들 제품 창고도 점점 여유공간이 없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포스코가 파업 일주일째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했던 사례에 비춰볼 때 정상 가동을 이어갈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이번주 내 화물연대 파업이 해결될 양상을 보이지 않을 경우 정부가 또 한번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시멘트업계 집단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시멘트업계에 우선 적용하기로 한 것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시멘트 출고량이 급감하면서 전국 건설현장 '셧다운'이 현실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철강재 소재 공급 불가로 수요업체들 또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철강 운송에도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시멘트 분야 외에도 우리 산업과 수출의 기반이자 국민 생활과 직결된 철강, 자동차, 정유, 화학 분야 등도 한계에 다다른 만큼 피해가 더욱 커지기 전에 업무개시명령 확대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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