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기존 정치인의 오만이 트럼프 지지 굳힌다" NYT

기사등록 2022/11/23 12:28:46

가난한 공화당 유권자들 트럼프 지지 여전히 확고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차기 대선 출마 선언 후 주먹을 움켜쥐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22.11.16.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2024년 차기 대선 출마 선언 후 주먹을 움켜쥐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2022.11.1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을 5배로 늘리겠다며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으며 한국을 소외시켰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가속화하는 건 방치했다. 우리 안보에는 악몽과도 같은 존재였던 셈이다.

그런 트럼프가 미 대통령 재출마를 선언했다. 다행인 건 미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밀었던 후보가 대거 낙선하면서 트럼프의 미국 내 지지도가 크게 줄어든 점이다. 그러나 미국에서조차 트럼프가 재선될 것을 우려하는 견해가 여전히 팽배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가 담긴 “트럼프와 공화당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다른가”라는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자는 미 보수파트너십연구소 정책 책임자 레이첼 보바드다.

거의 모든 보수 언론들이 트럼프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하는데도 트럼프가 출마 선언을 했다. 그가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출마를 선언하면서 “부패한 세력을 축출해야 한다. 이건 정치인들, 기존의 후보들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지지자들과 자신 즉, 아웃사이더들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지자들은 트럼프만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트럼프의 출마로 주류 공화당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이 속이 불편하다. 그들은, 특히 선출직 공무원들은 트럼프 지지자들 때문에 고민스럽다. 말만 앞서고 툭하면 분통을 터트리는 그의 성질이 그의 지지 원천이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체제를 부패했다고 공격하는 걸 좋아한다. 한 코미디언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 경선토론에서 체제가 부패했다는 걸 “자기가 활용해봤기 때문에 안다”고 주장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그를 “정직한 거짓말쟁이”라고 비꼬았다.

부패의 정점에 있는 사람이 체제가 부패했다는 걸 이미 아는 많은 사람에게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미국 체제가 엘리트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걸 말이다. 그러나 2016년 트럼프가 당선한 이래 미국 정치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전문가층은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같은 사람이 재미는 없어도 체제 유지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체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기 때문에 일을 잘 해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성 보수 세력에 반발하는 많은 유권자들은 생각이 다르다. 밥 돌, 존 뵈너, 맥코넬 의원이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공화당 정치인들이 이민을 막으려 시도조차 했었냐는 것이다. 세계화로 인해 피해를 본 미국인들을 보호했느냐, 마약문제를 해결하길 했느냐, 기업 집중과 좌파 문화 확산을 막고, 부모들의 자녀 교육 권리를 지켰느냐고 묻는다.

공화당 지도자들은 거의 대부분 중국 문제에만 매몰돼 많은 공화당 유권자들의 바람을 외면했다. 그들의 자녀가 이길 수 없는 전쟁에 내몰리고 사회가 마약에 찌드는데도 말이다.

트럼프가 노동자층을 끌어안으며 보이는 경멸감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이래 처음 나타난 보통의 미국인 같은 모습이다. 부동산 재벌이자 리얼리티 TV쇼 스타가 일반 유권자들과 가장 잘 소통한다는 점은 큰 아이러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임금을 올렸고 평화와 경제성장을, 나아가 대법원의 임신중절 반대 판결을 이끌어냈다.

정치 관측자 입장에서 트럼프가 온갖 비난을 받는데도 지지층이 요지부동이라는 점은 불가사의다.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대한 비난이 공화당 유권자에 대한 고질화된 엘리트주의적 경멸이라고 본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공화당내 다른 대통령 후보자들은 이 때문에 ‘트럼프를 뺀 트럼프’가 돼야 하는 까다로운 문제에 봉착해 있다. 그는 기업 규제에 대한 강력한 반대, 부모 권리 강조, 팬데믹 봉쇄에 대한 강력한 반대 등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2016년 대선과 마찬가지로 워싱턴 정치인들에 대한 공화당 유권자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공화당 지식인들과 드샌티스 주지사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은 자신들의 지지가 오히려 그가 후보로 선출되는 걸 방해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트럼프가 다시 공화당 유권자들이 불신하는 체제를 뒤엎겠다고 한다. 2016년 이래 기성세대는 더 많이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가 기존 체제를 타파하는 성인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오만하고 까탈스럽게 체제를 운영해온 사람들과 체제에 맞서 트럼프가 출마했는데 공화당 유권자들이 누구에게 투표할 지는 자명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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