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어려운 연금개혁…100년 계획 세워 5년마다 수정

기사등록 2022/11/03 11:39:02

최종수정 2022/11/03 12:32:41

초고령화 일본…40년 내고 30년 받아

"재정 더 악화될 것…연금액 등 논의"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고마무라 고헤이 일본 게이오 대학 교수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컨퍼런스에서 일본의 연금 제도와 개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22.11.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고마무라 고헤이 일본 게이오 대학 교수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컨퍼런스에서 일본의 연금 제도와 개혁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2022.11.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공적연금 개혁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일본 역시 연금 재정 안정화와 노후 소득 보장에 대한 고민 끝에 100년 장기 계획을 세워 5년마다 수정·보완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출산, 고령화 현상에 재정 악화가 예상되면서 연금액, 가입기간 등의 논의가 이어지는 실정이다.

고마무라 고헤이 일본 게이오 대학 교수는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공적연금 국제 컨퍼런스에서 일본의 연금 제도와 개혁 과정을 설명했다.

고헤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의 연금 제도는 3층 구조로 돼있다. 1층은 국민연금으로, 20세부터 59세의 모든 국민이 가입한다. 보험료는 평균 1만6000엔, 연금 지급액은 평균 6만5000엔이다. 자산조사 없이 지불 기간에 따라 연금액이 정해진다. 연금은 65세 이후 받지만 60세부터 당겨 받을 수도 있고 이 경우 연금액은 최대 30% 감소한다.

2층은 후생연금이다. 소득에 비례하는 제도이다. 일본 내 정직원은 모두 가입하는 제도다. 보험료는 소득의 18.3%인데 가입자와 사용자가 절반씩 분담한다. 69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입자의 임금과 가입 기간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진다.

3층은 개인연금 또는 기업연금이다.

일본의 연금 제도는 1942년부터 시작됐다. 보험료가 소득의 12% 수준이었는데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보험료는 3%까지 내려갔다.

이후 고도 성장을 경험한 60~70년대에는 지급액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금 개혁이 이뤄졌지만 '버블 경제'가 끝나가던 1980년대 후반부터는 연금 지급 수준을 낮추고 지급 개시 연령을 올리는 방향의 개혁이 진행됐다.

특히 90년대 경제가 악화된 상태에서 보험료를 올리는 연금 개혁은 국민의 큰 저항을 받았다.

일본은 2004년 대대적인 연금 개혁에 돌입했다. 주요 내용은 보험료율을 최대 18.3%로 상한선을 정하고 소득대체율은 현행 60%에서 50%로 하한선을 둔 것이다.

고헤이 교수는 "젊은 세대, 고령 세대, 기업에서 보험료를 인상하는 부분에 아주 강한 저항감을 갖고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며 "보험료를 올리거나 개시 연령을 낮추거나 연금액을 낮추거나 가입 기간을 늘리거나 이런 정책을 취하지 않으면 계산이 안 맞는데 연금액을 낮추는 것으로 대응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일본 정부는 향후 100년간 5년에 한 번씩 인구 추계와 더불어 연금 제도를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고헤이 교수는 "예상보다 고령화가 더 늘거나 출산율이 더 낮아지면 그 부분만큼 연금액을 깎아 균형을 맞추겠다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대체율이 낮아질 경우 저소득층, 빈곤층의 노후 생활이 불안정해지는데 일본은 저연금 고령자에게 기부금을 주기로 했다. 기부금의 재원은 소득세로 마련한다.

또 연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단시간 노동자를 연금 제도권 내로 포함시키려는 제도적 지원을 시행했다.

고헤이 교수는 "미래에 정말 소득대체율 50%를 지킬 수 있느냐 확인을 하고 있는데, 출생률이 더 떨어지고 고령화가 더 늘어나면 50%를 유지할 수 없다는 보고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도 한국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은 합계 출산율이 1.3명이고 신생아 수가 80만명까지 줄었는데 2065년에 기대수명은 여성 94세, 남성 88세"라고 설명했다.

고헤이 교수는 "이제 90세 시대가 오는데 일본의 연금 재정은 결코 좋지 않고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40년간 연금을 내고 30년간 연금을 받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봤을 때 연금액, 지급연령, 가입기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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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어려운 연금개혁…100년 계획 세워 5년마다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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