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올해 설비투자 10% 줄인다"…삼성·인텔 '맹추격'

기사등록 2022/10/14 11:51:39

급격한 수요 둔화에 美 대중 수출 통제로 투자 계획 수정

TSMC 숨 고르기에도 …삼성·인텔은 공격적 투자 이어 갈 듯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인 대만 TSMC가 올해 설비투자(자본지출) 목표를 10%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 업체들에 추격을 받는 상황이지만, 설비투자 계획을 수정해야 할 만큼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본 것이다.

14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TSMC는 전날 3분기(7~9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설비투자로 360억 달러(약 51조5500억 원)를 지출할 예정이다. 이는 종전 목표치인 400억 달러보다 10%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이 금액도 여전히 역대 최고 금액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성장에 필수적인 설비투자를 급격히 줄인다는 건 TSMC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광범위한 침체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급격한 수요 둔화에 직면한 상황이다. 이미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등 생산량을 계획보다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PC 시장 침체로 인텔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기술과 장비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계는 주요 고객사들을 잃으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의 수출 통제로 TSMC가 연간 매출의 10% 이상을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특히 TSMC는 그동안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설비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업황 불확실성이 큰 만큼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TSMC가 투자 계획을 수정하면서 경쟁 업체들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그동안 TSMC를 추격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 경쟁을 이어온 만큼 경쟁은 한층 더 심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파운드리 포럼'에서 2027년까지 선단 공정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3배 이상 확대해 고객 니즈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장비를 들여놓을 수 있는 클린룸(청정실)부터 선제적으로 건설하고, 향후 시장 수요와 연계한 탄력적인 설비투자로 고객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셸 퍼스트(Shell First)' 라인 운영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은 주문을 받은 뒤 생산을 진행하는 파운드리 업계의 보편적 상식을 뒤엎어 '선(先) 투자-후(後) 수주'라는 공격적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20조원을 들여 짓는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제2 라인을 '셸 퍼스트'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며, 향후 국내외 글로벌 라인 확대 가능성도 밝혔다.

인텔도 지난달 2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오하이오 반도체 공장을 착공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그동안 외부에 맡기던 제품 생산을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파운드리 사업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인텔은 최근 새로운 파운드리 회계 모델을 발표하며, 자사 파운드리 사업부문에서 생산한 인텔 칩도 고객 매출로 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집계 시 인텔의 비중이 수치상으로 늘어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업계에선 인텔이 제품 생산에 충분한 기술력 확보를 전제로, 최첨단 파운드리 분야 업계 2위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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