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원가 압박…무림그룹 이도균 대표의 승부수는?

기사등록 2022/09/20 08:10:00

지배구조 최상단 무림SP 최대주주로 오너 3세 경영인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 3년째 대표 맡아 '그룹 핵심' 역할

실적 개선으로 그룹 되살리고 경영능력 검증 받을지 '주목'

무림 이도균 대표이사 사장
무림 이도균 대표이사 사장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무림페이퍼의 최고 경영자인 '오너 3세' 이도균 대표가 실적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무림그룹을 이끄는 실질적 오너로 간판 계열사인 무림페이퍼와 무림SP, 무림P&P의 대표이사에 오른 지 올해로 3년차다. 2020년과 2021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크게 위축된 무림그룹은 이 대표에게 재도약의 성패를 맡긴 상태다.

이 대표는 고(故) 이무일 창업주 장손이자 이동욱 회장의 장남이다. 1978년생으로 2007년 무림페이퍼 영업본부로 입사해 제지사업 본부와 전략기획실 등에서 14년간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10년에는 울산 무림P&P 일관화공장 건설 현장에서 직접 일하며, 국내 최초 펄프와 제지 일관화 공장 준공을 이끌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 대표는 한솔제지 조성민 상무, 한국제지 단우영 부회장 등과 함께 제지업계를 이끄는 오너 3세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특히 오너 경영인 중에서도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존재감이 남다르다는 평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20년 무림페이퍼와 무림SP, 무림P&P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래 올해 실적 개선을 주도할 지 눈길을 끈다.

이들 3개사 중 무림SP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하는데 무림페이퍼를 자회사로 두고, 무림페이퍼가 다시 무림P&P를 자회사로 둔 구조다.

올 상반기 기준 무림SP의 최대주주(21.37%)이자 3개사에서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이 대표는 그룹의 명운을 사실상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문제는 실적 개선이 꼽힌다. 그룹 사업의 핵심인 무림페이퍼는 제지 부문을 통해 백상지와 아트지 등을 판매한다.

매출은 2019년 1조1237억 원, 2020년 9497억 원,  2021년 1조553억 원을 올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9년 688억 원 ,  2020년 273억 원, 2021년 298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종이 수요가 감소하며 2년 만에 영업이익은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올 상반기 고환율 효과로 전년보다 61.5% 실적 개선을 보였지만, 원자재 가격 인상이 계속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주요 원자재인 펄프 가격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점은 이 대표 실적 개선에 더욱 발목을 잡는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펄프 SBHK(현물 기준) 가격은 전달보다 1.98% 상승해 톤당 103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675.00달러)와 비교하면 52.59% 급등한 수치다. 국제 펄프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지속, 세계적인 금리 인상 등 복합적 요인으로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 원료인 펄프 가격 상승은 제지업계 채산성 악화로 직결된다. 제지업계에선 펄프 가격이 톤당 1000달러를 넘어서면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이 가능한 펄프 가격은 500~6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림페이퍼는 펄프 가격 인상이 사업에 즉각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무림페이퍼는 주요 원재료인 목재 펄프를 자회사인 무림P&P로부터 지난해 기준 37% 가격으로 조달했다. 그러나 북미와 남미에서 수입해 오는 펄프도 만만치 않아 가격 인상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한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자회사 무림P&P에서 종이 원료인 펄프를 일부 조달하기 때문에 펄프를 수입해 사용하는 타사에 비해 가격 급등 영향을 덜 받는 부분이 있다"며 "펄프 가격은 종이 생산비용이나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므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기대를 거는 분야는 플라스틱 대체재인 친환경 '펄프몰드' 사업이다. 펄프몰드는 반액체 상태 슬러리 펄프(천연펄프) 99.99%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부원료 0.1%를 첨가해 만든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 용기를 대체하는 소재로 앞으로 사용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심각한 원가 압박…무림그룹 이도균 대표의 승부수는?

기사등록 2022/09/20 08:1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