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게임 유저, 트럭 시위 이어 마차 시위까지
게임사 운영 불만 집단행동…실시간 시위방식 제안에 풀뿌리 모금까지
이색 시위, SNS 결합돼 선전효과 극대화 노려
이용자들의 '소통'이 게임 흥행 유지의 새로운 변수될 듯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우마무스메' 한국 배급사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에서 '마차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운영 개선이 이뤄질때까지 해당 게임 내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을것을 약속하는 서약 참가자 모집도 병행했다. 2022.08.29.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8/29/NISI20220829_0019184294_web.jpg?rnd=20220829130615)
[성남=뉴시스] 김종택기자 = '우마무스메' 한국 배급사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2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에서 '마차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운영 개선이 이뤄질때까지 해당 게임 내 유료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을것을 약속하는 서약 참가자 모집도 병행했다. 2022.08.29. [email protected]
[성남=뉴시스]최은수 기자 = 게이머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게시판 댓글 항의에 머물던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 표출 방식이 게임 운영사를 직접 찾아가 '트럭', '마차' 등을 활용한 이색 퍼포먼스 시위로 진화했다. 온라인으로 시위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위한 모금이 실시간 진행된다. 오프라인 시위 영상과 주장은 다시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타고 파급력을 극대화한다.
유저들과의 소통 정책이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게임업계에 나오고 있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전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 일대에서 마차 시위를 진행했다. 이용자들은 한국 서버와 일본 서버 운영 차별 문제 개선을 요구하면서 카카오게임즈에 ‘불매서약서’, ‘성명서’ 등을 제출했다.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소통하면서 2인 3각으로 레이스에서 승리해 꿈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경쟁하는 스포츠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퍼블리싱을 맡아 지난 6월20일 국내에 출시됐다.
이 게임은 국내 출시 후 '키타산 블랙' 등 콘텐츠 업데이트에 힘입어 일 매출 150억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서비스 두 달 여만에 운영 미숙 논란이 불거져 홍역을 앓고 있다. 이용자들은 게임 핵심 이벤트인 '챔피언스 미팅'의 늦은 공지, 한국과 일본 서버 간의 보상(재화) 지급 차이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위는 게임 소재인 ‘경마’에서 착안해 ‘마차’를 활용한 이색 시위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위 진행을 위해 이용자 약 200명이 참가해 30분 만에 약 950만원이 모금되는 등 높은 단결력도 보여줬다.
엔씨소프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 이용자들도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 앞에서 트럭 시위를 진행 중이다. 리니지2M이 유명 게임 유튜버들에게 '뒷광고'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8월 말까지 트럭 시위를 진행한 뒤 다음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성남=뉴시스]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 센터 앞에서 리니지2M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2/08/29/NISI20220829_0001073150_web.jpg?rnd=20220829183510)
[성남=뉴시스]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 R&D 센터 앞에서 리니지2M 이용자들이 트럭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실시간 시위방식 제안에 풀뿌리 모금까지…적극적 게이머들 늘어난 이유
과거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사 운영에 대한 불만을 커뮤니티 등을 통해 표출하거나, 게임을 그만두는 것에 그쳤다. 반면 최근 이용자들은 불만을 참지 않고 행동으로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특히 게임이 주 소비층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집단 시위, 피켓팅 등 전통적인 방식 대신에 익숙한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명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를 활용하거나, SNS 생중계를 통해 선전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시위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 이용자들이 ‘자비'를 투입해 상당 규모의 금액이 모금되는 등 자기 권리를 적극 행사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대로 게임사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커피 트럭’을 전달하기도 한다. '트럭'이 하나의 소통 수단이 된 것이다.
'유저와의 소통' 게임사 주된 경영화두 될 듯…웹3.0 가속화시 이용자 경영참여도 불가피
게임사들의 고민도 크다. 사과문이나 보상 등 대응책을 내놓더라도 일단 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선 뒤에는 이용자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쉽지 않고, 이용자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라서다.
가령, 국내 게임사가 일본 등 해외 게임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할 경우, 운영 등 세부 방침에 대해서는 개발사의 허가 등 조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자율적인 운영이 쉽지 않다는 속사정도 있다.
최근엔 이용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게임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마일게이트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는 적극적인 소통과 과도하지 않은 과금 정책으로 '갓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향후 웹3.0 기반 탈중앙화가 가속화될 경우 게이머들에게 운영 투표권이나 수익을 넘겨주는 등 이용자들의 게임 운영 참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게이머 시위는 한마디로 이용자들의 진화다. 이전보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게임사에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을 일상이 됐다“며”게임사들의 소통 노력은 당연히 필요하며, 제때 해결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다면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있게 대화 노력을 기울이거나 핫라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게이머들의 강성 시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김정태 교수는 ”게이머 시위가 하나의 유행이 되면서 화제성을 노리고 수익을 창출하는 등 악용 사례도 나올 수 있어 예의주시해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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