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중음악계와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에 따르면, 고인은 이날 오전 10시5분께 지병인 신장병으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1932년 9월26일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김강섭은 서울대 작곡과 출신이다. 1950년 6·25 동란 당시 육군본부 군악대에서 근무했고 육군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며 위문공연했다. 갓 스무살을 넘긴 1953년부터 10명 안팎으로 구성된 자신의 악단을 이끌고 미8군 클럽 무대에 섰다. 이후 '김광수 악단', '김호길 악단' 등을 거치며 팝 피아니스트로서 명성을 쌓았다.
1961년에 KBS에 입사했다. 1964년 KBS 전속 경음악단(현 KBS 관현악단) 단장을 역임할 당시 KBS 라디오(HLKA) 연속극 '나루터'의 동명 주제가이자 최숙자가 부른 '나루터'(1964)를 작곡하며 작곡가 활동 병행을 시작했다.
김상희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과 나훈아의 '흰 구름 가는 길' 외에도 김상국 '불나비'(1965), 김상국이 부른 드라마 '여기 이 사람들'의 동명 주제곡(1966), 김상희 '빨간 선인장'(1969), 유리시스터즈 '꿈나무'(1971), 문정선 '파초의 꿈'(1972), 이용복 '그 얼굴에 햇살을'(1972) 등을 작곡해 유명세를 떨쳤다.
1975년 일본 동경국제가요제에선 김상희 '즐거운 아리랑'(김상희)으로 입상했다. 1970년에 발표한 노래로 이상열과 배호가 각각 부른 '잘 있거라 내장산아' 노래비가 지난 2014년 고인의 고향인 정읍 내장산 워터파크광장에 세워지기도 했다.
특히 고인은 대표적인 옛가요 프로그램 '가요무대'의 산증인으로 통했다. 1985년 첫 회부터 2005년까지 20년간 900회가 넘도록 상임 지휘를 맡아왔다.
또한 "'가요무대' 출연 가수의 특징과 버릇을 워낙 잘 꿰고 있어 이에 따라 연주해주기로 유명했다. 때문에 출연자들은 다른 음악 프로그램보다 '가요무대'에 집중하기가 훨씬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톱가수 최희준을 미8군 무대에 데뷔시켜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희준이 서울대 법대 1학년에 재학 중일 때 그가 '신입생 환영회'에서 냇 킹 콜 노래를 부르는 걸 보고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티김, 나훈아도 어렸을 때부터 그가 지켜봐온 톱가수들이다.
고인은 5년 전부터 신장병으로 일주일에 세차례 씩 투석을 받아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복수 여사와 세 딸(희정·희수·희란)이 있다. 유족 측의 사정으로 고인의 빈소는 11일 서울성모장례식장 10호실에 마련된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02-2258-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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