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中 훈련 강력 비난"…펠로시 "美, 대만 고립 허용 안해"(종합2보)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예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5일 오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조찬을 가지고 군사적 긴장을 높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지지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약 1시간 동안 총리 관저에서 펠로시 의장과 조찬 겸 회담을 가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 측의 행동은 지역 및 국제사회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영향를 미치는 것"이라는 입장을 회담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양 측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미일이 긴밀히 협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중국군이 군사훈련으로 쏘아올린 미사일 중 5발이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낙하한 데 대해 대해서는 "우리나라 국민 안전에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중국을 강력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에게 강하게 비난하고 항의했다"며 중국에게 군사훈련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 사실을 펠로시 의장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후 도쿄(東京) 소재 미국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중국이 대만을 고립시키려하고 있다며 "미국 의회는 대만에 대한 방문을 계속해, 그들의 고립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대만이 다른 곳을 방문하는 등의 일을 방해할 수는 있어도, 미국이 대만을 여행하는 것을 방해해 고립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대만과 우리의 우정은 굳건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이번 우리의 대만 방문을 구실로 삼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자신의 목표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현상유지 확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 정책과 관련 대만해협의 안정을 중시하고 있다고 거듭 역설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타이베이에서 "대만과 다른 지역에서의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여전히 철통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와 펠로시 의장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한 펠로시 의장의 리더십과 미국 의회의 지원도 기대한다고 했다.

북한 정세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기시다 총리와 펠로시 의장의 이번 조찬에는 일본 측 기하라 세이지(木原誠二) 관방 부(副)장관, 나카타니 겐(中谷元)·데라다 미노루(寺田稔) 총리보좌관, 외무성 간부 등이 동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 하원의원들이 참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펠로시 의장과 웃는 얼굴로 악수하고 기념 촬영 후, 영어로 말을 걸며 조찬 회장으로 안내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군의 보복성 군사훈련이 벌어진 직후여서 회담 내용이 주목됐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일부터 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대만, 한국 등을 잇따라 순방하고 일본을 마지막으로 방문했다.

앞서 일본 방위성은 지난 4일 오후 중국이 군사훈련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9발 중 5발이 자국 EEZ 내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5발 중 4발은 대만 본섬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