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지키며 소신있게 일해…일할 기회 주셔서 감사"
"구 예산 한정돼있어 우선순위두고 알뜰하게 쓰겠다"
"방만하게 부분 정리, 잘못된 부분 개선 위해 조직개편"
"객관적이고 지속가능한 강동구의 그랜드디자인 필요"
"서울시교육청에 학교 시설환경개선비 예산 확대 요구"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이수희(52) 서울 강동구청장은 변호사 출신의 초선 구청장이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54.19%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되면서 14년 간 민주당이 독식해온 강동구에서 보수 구청장이 됐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강동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원칙을 지키며 소신있게 일해왔는데 구청장으로 일할 기회까지 얻게 돼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제43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했다. 2007년 정치에 입문한 뒤 2008년 18대와 2020년 21대 총선에 도전했고, 이번에 구청장 선거에 처음 출마해 당선됐다.
이 구청장은 어려워진 경제 상황 속에서 예산을 합리적으로 운용해 구민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구청장은 "구의 수장이 돼 직접 꾸려가야 하는 입장이 되니 기대도 되지만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변화를 바라는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잘 알기에 잘해야겠다는 긴장감이 상당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관내 18개 동을 전부 돌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하면서 긴축재정에 대한 양해를 구한 상황"이라며 "우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예산이 450억~500억원이 채 안 되는데, 여유가 없다보니 예산편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알뜰하게 쓸 수밖에 없다. '살림을 잘하겠다' 이런 말씀을 드렸고 많은 주민이 동의해주셨다. 특정 사업 이런 게 아니라 더 많은 주민에게 혜택이 가는 사업으로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은 민선 7기 구정에 대해 "계승할 사업은 이어 나가겠지만 방만하게 운영된 부분이 있다고 본다"며 "예컨대 도시농업, 세금으로 텃밭을 지원해주거나 이런 사업이나 주민자치 사업, 마을 공동체 사업, 이와 유사한 많은 사업에 대해 개선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같이 할 것이고, 여러 유사한 분야에 기간제 공무원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데 축소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구의 장기적인 구정 사업으로 '2030 그랜드 디자인'을 추진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강동구에서는 지하철 8.9호선 연장, 5호선 직결화, 고덕비즈밸리, 일반산업단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강동구의 변화에 발맞춰 도시 미래 비전이 담긴 밑그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구청장은 "강동구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동부 수도권의 경제지도를 바꿀 고덕비즈밸리와 강동 일반산업단지가 한창 진행 중이고 큰 규모의 재건축이 지속 진행되면서 서울시에서 지난해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했다"며 "그간의 베드타운 이미지를 벗고 자족도시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을 가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지속가능한 그랜드 디자인이 선행돼야 변화하는 지역의 여건과 행정 수요에 유기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구청장은 2030 그랜드 디자인에 대해 "이수희식 개발' 이런 차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가치 중립적으로 전문가부터 주민 등이 모두 참여해 강동구의 미래를 위한 밑그림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원도심 '천호.성내' 지역에 대해서는 "구의 동쪽 지역에 치우친 개발로 '원도심'과 '뉴강동'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며 "균형잡힌 자족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천호 일대가 그 역할을 함께 해줘야 한다. 상권을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고민해 나갈 것"이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현재 천호재정비촉진지구 천호 1·2·3 구역과 천호·성내재정비촉진지구 성내3·5구역, 천호 4·8구역의 사업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대부분 주거형 오피스텔로 설계돼 아쉽다"며 "상업용 오피스텔이었다면 자족기능을 한층 더 끌어올렸을 것이다. 향후 추진되는 정비사업과 역세권활성화 사업들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사역사공원' 완공도 약속했다. 이 구청장은 "2006년 공원으로 지정된 암사역사공원은 강동구민들의 숙원사업인데도 현재까지 토지보상이 76% 정도만 완료될 정도로 지체됐다"며 "2026년이면 공원 지정 20년이 지나 도시계획시설이 실효되기 때문에 신속하게 공원조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새로 공원조성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한다겠다는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조합, 시공사업단, 조합 정상위원회와 '공사재개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 구청장은 "조합과 정상위원회와 지속적으로 소통했고, 이제 사업 정상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며 "서울시의 중재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고 앞으로도 유기적으로 소통체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다른 자치구들과 함께 학교 시설환경개선비 예산 확대를 요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각 자치구에서 학교시설개선비로 지급한 예산을 보면 강남은 120억원, 관악은 4억원이었다. 구 재정에 따라 양극화가 심했다"며 "서울시교육청에서 남는 예산을 기금에 적립할 게 아니라 이러한 학교시설개선비를 늘려줘야 한다. 구청장들과 함께 시설 관련 예산 확대를 요구하고 지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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