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일본인들이 가난해졌고 일본의 산업은 약해졌다."
엔화 가치가 계속해서 낮아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조만간 한국에 역전되고, 일본의 산업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경제잡지 도요게이자이는 지난 24일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교수의 경제 분석 칼럼을 인용해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의 톱인 도요타 자동차는 세계 39위로 2110억 달러"라며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는 세계 11위로 4339억 달러, 한국의 삼성전자는 세계 25위에서 2991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이 뒤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일본에 앞서는 분야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한 때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잘 나가는 기업을 가장 많이 거느린 국가였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1993년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 중 NEC(2위), 도시바(3위), 히타치(5위), 미츠비시(8위), 후지츠(9위), 마쓰시타(10위) 등 6개 기업이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등장으로 일본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64MB D램을 내놓으면서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어 1994년 일본보다 먼저 256MB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기술 경쟁력도 세계에 입증했다.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
약 30년이 지난 현재, 상위 10개 기업 중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지난해 1위에 등극했고 SK하이닉스도 3위를 차지했다. 조선,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도 일본이 절대적 우위를 보이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 기업들에 자리를 내줬다. 일본은 이차전지의 주도권도 한국과 중국에 빼앗긴지 오래다.
여전히 자동차 산업은 일본이 세계 정상급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89년 만에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도요타와 미국 빅3(GM·포드·스텔란티스)에 이어 5위 수준이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5·EV6 등 총 3만4518대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 파워(JD Power)의 자동차 내구성 조사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1, 3, 4위를 차지해 5위를 한 도요타를 앞섰다. 전기차에서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는 '수입차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도 재진출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2009년 말 승용차 시장에서 전면 철수했고, 13년 만에 다시 진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산업 전체로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 대(對) 일본 산업 경쟁력이 여전히 열위에 있다.
한국의 대(對) 일본 무역수지는 1965년 이래 내내 적자다. 지난해 적자 폭은 245억 달러(약 32조원)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우리나라는 상반기 중 104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대 일본 무역적자가 이보다 많은 122억 달러다. 같은 기간 호주(-132억 달러)를 제외하면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한국이 여전히 일본을 상대로 '손해 보는 장사'을 하고 있는 셈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것도 아닌데도 소재, 부품이나 장비 등의 수입이 많은 탓이다.
일본 시장 수출도 크게 줄고 있다. 일본 수출액은 지난 2011년 397억 달러에서 지난해 301억 달러로 감소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량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4.7%로 떨어졌다. 중국, 미국에 이어 3대 수출국이던 일본은 지난해 10년간 베트남, 홍콩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여전히 많은 소재 장비 분야에서 일본 첨단 기업들의 역량은 독보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무역적자(122억 달러) 중 ▲'원자로·보일러와 기계류 및 이들의 부분품' -38억 달러 ▲'전기기기와 그 부분품' -29억 달러 ▲철강 -23억 달러 ▲'광학기기, 사진용 기기, 영화용기기, 측정기기, 검사기기, 정밀기기와 의료용기기 및 이들의부분품과 부속품' -15억 달러 ▲플라스틱 및 그 제품 -7억 달러 순이다.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대일 의존도는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핵심품목의 의존도가 높아 산업 경쟁력 면에서 일본에 앞서고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엔화 가치가 계속해서 낮아지는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조만간 한국에 역전되고, 일본의 산업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경제잡지 도요게이자이는 지난 24일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학 교수의 경제 분석 칼럼을 인용해 "일본의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낮아지고, 미국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의 톱인 도요타 자동차는 세계 39위로 2110억 달러"라며 "대만 반도체 제조사 TSMC는 세계 11위로 4339억 달러, 한국의 삼성전자는 세계 25위에서 2991억 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이 뒤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일본에 앞서는 분야가 점차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일본은 한 때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잘 나가는 기업을 가장 많이 거느린 국가였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1993년 반도체 상위 10개 기업 중 NEC(2위), 도시바(3위), 히타치(5위), 미츠비시(8위), 후지츠(9위), 마쓰시타(10위) 등 6개 기업이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등장으로 일본의 아성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992년 64MB D램을 내놓으면서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이어 1994년 일본보다 먼저 256MB D램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기술 경쟁력도 세계에 입증했다. 이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다.
약 30년이 지난 현재, 상위 10개 기업 중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텔을 제치고 지난해 1위에 등극했고 SK하이닉스도 3위를 차지했다. 조선,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도 일본이 절대적 우위를 보이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 기업들에 자리를 내줬다. 일본은 이차전지의 주도권도 한국과 중국에 빼앗긴지 오래다.
여전히 자동차 산업은 일본이 세계 정상급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89년 만에 판매 1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도요타와 미국 빅3(GM·포드·스텔란티스)에 이어 5위 수준이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아이오닉5·EV6 등 총 3만4518대를 판매해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 파워(JD Power)의 자동차 내구성 조사에서 우리나라 자동차가 1, 3, 4위를 차지해 5위를 한 도요타를 앞섰다. 전기차에서 자신감을 얻은 현대차는 '수입차 불모지'로 불리는 일본 시장에도 재진출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2009년 말 승용차 시장에서 전면 철수했고, 13년 만에 다시 진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산업 전체로 보면 여전히 우리나라 대(對) 일본 산업 경쟁력이 여전히 열위에 있다.
한국의 대(對) 일본 무역수지는 1965년 이래 내내 적자다. 지난해 적자 폭은 245억 달러(약 32조원)에 달한다. 올해의 경우 우리나라는 상반기 중 104억 달러 규모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대 일본 무역적자가 이보다 많은 122억 달러다. 같은 기간 호주(-132억 달러)를 제외하면 적자 규모가 가장 크다. 한국이 여전히 일본을 상대로 '손해 보는 장사'을 하고 있는 셈이다. 원자재를 수입하는 것도 아닌데도 소재, 부품이나 장비 등의 수입이 많은 탓이다.
일본 시장 수출도 크게 줄고 있다. 일본 수출액은 지난 2011년 397억 달러에서 지난해 301억 달러로 감소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량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4.7%로 떨어졌다. 중국, 미국에 이어 3대 수출국이던 일본은 지난해 10년간 베트남, 홍콩에 밀려 5위로 떨어졌다.
여전히 많은 소재 장비 분야에서 일본 첨단 기업들의 역량은 독보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무역적자(122억 달러) 중 ▲'원자로·보일러와 기계류 및 이들의 부분품' -38억 달러 ▲'전기기기와 그 부분품' -29억 달러 ▲철강 -23억 달러 ▲'광학기기, 사진용 기기, 영화용기기, 측정기기, 검사기기, 정밀기기와 의료용기기 및 이들의부분품과 부속품' -15억 달러 ▲플라스틱 및 그 제품 -7억 달러 순이다. 일본 수출 규제 이후 대일 의존도는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핵심품목의 의존도가 높아 산업 경쟁력 면에서 일본에 앞서고 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