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입대 적극 독려…예비역 재동원도 나서
기본급 400만원대 대우…징집 대상자 독려
러시아 평균 월급은 우리돈으로 약 80만원
"단편적 노력일 뿐…근본적 문제 해결 못해"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113일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된 소모전에 병력난이 심화하면서 러시아가 모병 확대에 나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자원입대를 적극 독려하고 예비역을 재동원하는 등 병력 확대에 나섰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적극적인 모병을 해왔다. 온라인 구직 사이트에는 포병, 운전병, 저격수 등 모든 종류의 보직을 아우르는 구인 광고 수천개가 개시됐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수백킬로미터 떨이진 로스토프나도누에 게재된 구인 광고에는 "당신 능력 한계에 도전하라. 아니, 한계는 치우고 매일 자신을 깰 준비가 돼 있나"라며 "적이 없으면 전투도 없고, 전투가 없으면 승리도 없다"는 내용의 호전적 문구가 적혔다.
모병 활동은 특히 서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두드러진다고 WP는 전했다. 이달 초 도시 시내에선 군복 차림의 풍선 모형이 행인에게 손을 흔들며 복무 특전에 대해 알아보라고 유인하며 광고하기도 했다.
구인광고에 따르면 입대한 군인은 최대 월 3500~4000달러(약 450여만원~510여만원) 상당 기본급에 전투당 55달러(약 8만원) 수당을 받는다. 러시아 평균 월급 600달러(약 80만원)를 훨씬 넘어선 수준이다.
모병과 함께 러시아 당국은 다음달 중순까지 18~27세 남성 13만명가량을 대상으로 봄 징집을 실시하고 잇다. 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말 징병 대상 연령이라며 입대를 권장하는 전화를 받았으며, 한 남성도 모스크바에서 유사한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
러시아법에 따르면 최소 4개월 이상 훈련받지 않은 징집병은 전투에 투입될 수 없다. 크렘린궁은 징집병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동원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전투에서 미훈련 징집병이 투입됐다는 사례가 공식적으로 최소 두 건 확인된 바 있다.
러시아의 적극적인 모병은 전쟁이 넉 달 가까이 지속되는 가운데 동부 돈바스 지역 교전이 소모전 양상으로 전환되면서 상당한 병력 손실을 입은 데 따른 것이다.
영국 정보당국은 개전 이후 3개월간 러시아군 병력 손실 규모가 최대 2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군 손실이 3만명에 육박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군대 내 사기 저하와 불만 고조로 이탈하는 병력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 군인들은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장 여건과 최전선 배치가 합법적인지 조사를 촉구한 바 있으며, 친러 분리주의 세력 한 연대도 소셜미디어(SNS)에 영상을 올려 열악한 환경 등을 폭로했다.
변호사에 접촉해 러시아로 복귀할 방법을 찾거나, 전역하기 위해 위장 결혼을 계획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영국 국방부는 이날 발간한 우크라이나 사태 최신 정보 보고에서 우크라이나 측 발표를 인용해 일반적으로 600~800명으로 구성된 러시아 대대전술단이 현재 30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버지니아 소재 싱크탱크 CNA의 마이클 코프먼 러시아 수석 분석가는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내린 합리적 전사자 추정치는 7000명에서 1만5000명"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단편적 노력에 불과하다"며 "근본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진 못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3월 공식 사망자수가 1351명이라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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