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 천영준 기자 = 충북도가 민선 5~7기 공을 들여온 세계무예마스터십을 놓고 충북지사 여야 후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폐지를 공식 선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노영민 후보는 국회에 계류 중인 전통무예진흥법 개정 여부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노 후보는 25일 충북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무예마스터십은 폐지할 필요가 없다"며 "(대회를)넘겨받아 개최할 외국이 있다"고 밝혔다.
또 "대회를 충북이나 국내에서 개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회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에 대해선 "세계적인 위원회가 국내에 있다는 것은 좋은 것 아닌가"라며 "섣불리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WMC에 국가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긴 전통무예진흥법의 전부개정이 진행 중"이라며 "개정 여부는 늦어도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국회의원이 지난해 9월 대표 발의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통무예 진흥을 위해 WMC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노 후보는 "법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WMC를 유지할 것"이라며 "국제 대회를 창설해서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은데 앞으로 대회나 WMC가 어느 정도 국제적 위상을 갖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WMC에 도가 예산을 지원하지 않아도 이를 외국으로 가져가려는 나라가 있을 것"이라며 "만약 없다면 WMC의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김 후보는 지난 24일 세계무예마스터십을 폐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도지사에 당선되면) 무예마스터십을 하지 않겠다"며 "무예체전은 충주시 차원에서 해볼 수 있겠지만 도 차원에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예마스터십 관련 사업에 사용된 예산을 꼼꼼히 점검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예산이 어떻게 쓰였는지,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며 "무분별하게 낭비한 행사비, 축제비용, 관변단체 지원비 등을 모두 점검해 예산을 절약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예마스터십은 이시종 충북지사가 2016년 창설한 국제무예경기대회다.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는 2016년과 2019년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열었다.
WMC는 유네스코 상임기구 지위를 얻은 데 이어 국제경기단체에 가입하는 등 국제적 위상을 강화했다. 하지만 예산 낭비 논란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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