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편입·병역 특혜 의혹에 "객관적 자료로 허위 입증"
"여야 협치 위한 밀알 되겠다…마음 불편한 분들께 송구"
한덕수 총리 인준후 낙마 기류…복지수장 공백 장기화
정 후보자는 이날 밤 복지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사퇴의 변'을 통해 "저 정호영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밀알이 되고자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본인과 자녀들을 향한 여러 의혹 제기와 관련해 "법적으로 또는 도덕적·윤리적으로 부당한 행위가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자녀들의 의대 편입 및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 "경북대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들과 관계자들도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어떤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해줬다"며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들의 제시를 통해 이런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그러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고,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며 "이제 다시 지역사회의 의료전문가로 복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을 향해선 "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있다면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의 결정을 통해 모든 감정을 풀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10일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복지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던 때 정 후보자가 전국 최초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고 경북대병원 진료공백 해소에 나선 경험 등을 장관 발탁 사유로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의대 편입 성적 공개, 아들 척추질환 재검 실시 등 정면돌파를 택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의 사례와 비교되며,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정의 가치를 흔들었다는 점에서였다. 여야 대치 속 지난 3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는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파행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진사퇴 기류가 강해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지난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에 협조하면서 정 후보자에 대해 낙마 쪽에 힘을 실은 것으로 해석됐다.
정 후보자는 끝까지 자진사퇴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오는 26일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국무회의 전에 거취 문제가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복지부 장관 공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복지부는 조규홍 1차관과 이기일 2차관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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