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北 코로나 상황…이 시국에 핵실험 강행?

기사등록 2022/05/14 11:20:11

김정은, 심각해지는 코로나 상황에 집중

이 시국에 핵실험 시 주민 불만 고조 가능

코로나 상관없이 실험 강행 전망도 있어

[서울=뉴시스]13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방문 일정에서 김 위원장이 흡연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 2022.05.13
[서울=뉴시스]13일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방문 일정에서 김 위원장이 흡연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갈무리) 2022.05.13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14일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북한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준비 중인 7차 핵 실험을 감행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때만 해도 코로나19 대응과 다른 사업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현재의 방역 형세가 엄혹하다고 해도 사회주의 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향한 우리의 전진을 멈출 수 없으며 계획된 경제 사업에서 절대로 놓치는 것이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13일 기준으로 발열 증상이 있는 주민이 52만여명으로 늘어나고 누적 사망자가 27명까지 증가하자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이 바뀌었다. 김 위원장은 14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에서는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언급만 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핵 실험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북한은 6월 상순 국가 중요 정책 결정을 위한 당 전원회의 개최를 예고했다. 당 전원회의까지는 핵 실험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6월 중 핵 실험이 없으면 장마기간인 7~8월까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방역 현장. 2022.05.13.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북한 방역 현장. 2022.05.13. (사진=노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양 부총장은 "오는 21일 한미 정상 회담에서 대북 인도적 협력에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핵 실험 등 북한의 핵 무력 강화를 완화시키면서 비핵 평화를 위한 남북 북미 대화로의 전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단기적으로 코로나 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단 계획된 국방(무기개발) 및 경제건설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코로나 확산 여파에 따라 7차 핵 실험 등의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과 최규빈 부연구위원은 '북한 당 중앙위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 및 코로나 확산 상황 분석' 보고서에서 "미사일 발사의 경우 기술적 점검을 할 수 있고 대외적 메시지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핵 실험은 대내외적 파급력이 확연하게 다르다"며 "현 국면을 방역 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는 가운데 핵 실험을 감행할 경우 주민들에게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북한이 핵 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7차 핵 실험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는 장면이 위성사진을 통해 계속 포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38노스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2022.05.13. (사진=38노스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38노스 풍계리 핵실험장 위성사진. 2022.05.13. (사진=38노스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13일 "지난달 27일부터 나타난 전선은 이제 3번 갱도 입구까지 확장됐다"며 "새 장비도 입구 쪽에 설치됐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지원 시설 지붕 공사가 마무리됐다"며 "갱도와 지휘소 주변 차량 활동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핵 기술 전문가인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에 따르면 핵 실험 순서는 갱도 굴착과 환기, 핵탄 안장과 측정 장치 부설, 외부 측정 장소와의 케이블 연결, 갱도 다시 메우기 등이다.

핵 실험 날짜가 정해지면 이후 상부 보고와 승인을 받고 지휘 통제 인력 도착, 현장 인력 대피와 비상 대기, 케이블 전원 연결, 폭파, 시료 채취 인력 진입, 현장 파악과 통제 등 순으로 실험이 이뤄진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3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북한의 정치 체제에서 핵 실험이 코로나 상황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필요할 경우 코로나 등에 개의치 않고 수단과 방법을 모두 동원해 핵 실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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