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교육전문가' 내세워 보수진영 임태희 후보와 맞대결
교사 출신·교육연구가·교육행정가 등 다양한 교육 분야 경력
수능출제기관장 맡아 포항지진·코로나 사태 대응해 시험 관리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치러질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할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정해졌다.
성 전 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보수진영 후보로 등록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함께 1대 1 구도로 치열한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 전 원장은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준비된 교육전문가’로 자신을 알렸다. 교사로 출발해 교육연구자를 거쳐 교육행정가의 길을 걸어왔다고 소개했다.
석관고등학교 교사,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연구본부 연구원,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정책연구소장, 가톨릭대학교 교직과 교수, 경기도교육청 산하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 경기도중앙교육연수위원회 위원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1964년생인 성 전 원장은 경남 창녕 출신으로, 1982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2계열에 입학했다. 교사의 길을 걷기 위해 국어교육을 전공했고 교육학을 부전공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야학 교사로 활동하면서 교육과 사회 분야에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교육문제를 공부하기 위해 1986년 서울대대학원 교육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했고, 1988년 2월 ‘고등학교 계열화의 사회적 배치기능에 대한 종단적 연구’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9년 3월 서울 석관고에 발령 받아 1년 간 교육현장을 경험하고, 이듬해인 1990년 서울대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박사과정 중 관심사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차이를 학교교육을 통해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등이었다. 1997년 ‘인문계 고등학교 학교효과연구’ 논문으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가톨릭대학교 교직과 교수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한국문화정책개발원에서 문화교육과 평생교육을 연구하는 한편 한국교육개발원에서도 연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2011년 9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사단법인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정책연구소장을 맡았다.
2014년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진영 이재정 후보(현 교육감)의 정책위원장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혁신학교 지속과 꿈의학교, 마을교육공동체 등 새로운 정책 방향을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2015년 3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경기도교육청 산하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 경기도중앙연수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연수 체제의 개편을 시도했다.
2017년 11월에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됐다. 취임 보름 만에 포항지진이 일어나면서 예정돼 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를 총괄하면서 수능을 완료할 수 있도록 관리했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졌을 때도 또 다시 수능이 연기됐지만 무사히 치른 뒤 지난해 2월 퇴임했다.
성 전 원장은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기선전결’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과 국어교사 출신으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를 직접 풀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험생 단골패션인 롱패딩 의상을 입고 출연해 지난해 ‘불수능’으로 출제됐던 국어영역을 치러 3등급인 69점을 받아 수험생의 고충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의 유튜브는 구독자 수 1400명을 돌파했다.
성 전 원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교육감에 첫 도전장을 내밀어 전날인 10일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2차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을 통해 여론조사 50%와 숙의 공론화위원회 현장 투표 50%를 합산한 결과에 따라 단일후보로 선정됐다.
2018년에는 이재정 교육감이 재선에 나서면서 진보진영이 모두 참여하는 단일화가 불발됐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 교육감이 3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교육감이 탄생할 여건이 조성됐다.
여러 진보진영 후보들이 출마 입장을 밝혔고, 이 과정에서 단일후보를 내는 데 진통이 거듭됐다.
이번 단일화는 2번째 시도 끝에 성사된 것으로, 경기교육혁신연대의 1차 단일화 시도는 일부 후보들이 불참한 가운데 참여 후보들 사이에서도 단일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해 지난 2일 깨졌다.
이후 추진된 2차 단일화 경선에는 김거성·박효진·성기선·송주명·이한복 등 경기도교육감 진보진영 예비후보로 분류되는 5명 모두가 참여했고, 전날 성 전 원장이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오는 6월1일 진행되는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보수진영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과 진보진영 성 전 원장의 1대 1 구도로 맞붙는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는 전날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첫째 날부터 보수진영 임태희 후보가 발표한 ‘9시 공약’ 폐지 공약에 자신이 현장전문가인 점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하면서 발표한 헛공약”이라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성 전 원장은 전날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자리에서 “이번 선거는 ‘진보냐 보수냐’ 싸움이 아닌 ‘교육이냐 정치냐’ 싸움”이라며 “필사즉생의 각오로 경기교육 대전환에 나선다. 교육감 선거 승리로 우리 학생의 소중한 삶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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