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원칙한 경선 방식·탈당·경선 보이콧 발생
공관위 비공개는 로비·밀실공천 의혹 불러
당원 이중투표·당원명부 유출 구조적 문제
[무안=뉴시스]맹대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 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혁신과 공정을 내세웠으나 정작 텃밭인 전남지역에서 '공천 참사'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며 민심 이반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원칙한 경선 방식에 탈당과 보이콧이 속출하며 경선 무효·재경선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불러왔고, 중앙당의 관리능력 부재는 공당의 시스템 공천을 무색케했다.
8일 민주당 전남도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현재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공천을 모두 마무리했다.
민주당 공천 문제는 출발부터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케했다.
공직선거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 명단을 비공개 했으나, 이미 정치권에는 명단이 공공연하게 나돌면서 로비가 횡횡했다. 이 때문에 '밀실공천' 의혹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공관위에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현역 국회의원이 참여하거나 대부분 대리인을 내세운 것도 국회의원 줄세우기로 작용했다. 실제 일부 공관위원은 지역위원장의 의중임을 앞세워 예비후보 심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김승남 전남도당위원장의 일방적인 경선 방식도 후폭풍을 불러왔다. 유력 후보의 무소속 이탈을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공관위 검증을 패싱하고 여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추진하면서 후보들의 반발과 보이콧이 나타났다.
결국 장흥군수 경선은 무효화되고 재경선을 치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공천 과정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노출됐다.
휴대전화 요금 청구지 변경을 통해 타 지역에서 유입된 주민이 대거 일반국민(안심번호 선거인단) 여론조사에 참여한 것은 신종 선거범죄로 기록됐다.
국민참여경선(권리당원 전화투표 50%+안심번호 선거인단 50%)에서 권리당원의 이중 투표 문제는 이번 경선에서도 반복됐다. 영암군수 경선은 이 문제로 100% 전 당원 투표로 변경해 재경선을 치렀으나,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된다.
목포에서는 당원명부가 유출돼 경선이 중단됐다. 당원명부 유출은 심각한 불공정을 내포하는 것으로 결국 목포시장 경선은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변경했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에 대한 조사와 징계 없이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로 경선을 실시한 것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공관위 검증을 통한 경선배제(컷오프) 사유를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점도 현역 기초단체장들의 무소속 출마 배경으로 작용했다.
민주당 중앙당의 공천 관리능력 부재는 '공천 참사'의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중앙당 비대위의 재심신청 인용과 기각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와 대응 능력이 떨어지면서 불공정과 형평성 논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전남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중앙당의 관리능력 부족으로 전남에서 온갖 부작용이 발생했고, 결국 누더기 공천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며 "공천 부작용으로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입길에 오르면서 최악의 선거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준과 원칙을 명확하게 하고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민주당의 텃밭인 전남의 선거 악재는 수도권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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