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러 전승절…푸틴, 휴전 vs 종전 어떤 선택할까

기사등록 2022/05/09 05:00:00

최종수정 2022/05/09 07:54:43

서방 "푸틴, 전승절에 전면전 선언 가능성" 관측

헝가리 총리 "9일 전에 전쟁 끝내려 한다" 전언도

러, 전승절 전 총공세 시도…마리우폴 열병식 준비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드보르초바야 광장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전승절 기념 열병식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2022.05.09.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드보르초바야 광장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전승절 기념 열병식 예행연습을 하고 있다. 2022.05.09.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75일차에 접어드는 가운데, 러시아가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 77주년을 맞는다.

전승절을 계기로 우크라이나 전쟁 전면전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승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전언도 있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서방 "푸틴, 전승절 전면전 선언할 수도"…러, 전면 부인

5월9일은 러시아가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로부터 항복을 받아낸 승전 기념일로, 모스크바에선 매년 전승을 기념하는 열병식이 열린다.

서방 관리들은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의 상징적 의미와 선전 가치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성취나 적대 행위 주요 확대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측해왔다.

우크라이나 내 나치주의자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내세웠던 푸틴 대통령이 이날 전면전을 선언하며 전 세계 나치와의 전쟁을 공표할 것이란 관측이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8일 L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군사적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몇 주 내 국가 총동원령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 세계 나치들과 전쟁 상태에 있다며 대규모 동원이 필요하다고 선언할 수 있으며, 전승절에 이런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가 9일 공식적으로 선전포고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러시아군은 전장에서 전술적, 전략적 실패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선전 활동을 두 배로 늘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측은 전면전 선포 가능성을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전면전 선언 가능성에 대해 "없다"며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총동원령 발표 여부에 대해서도 "아니다. 그럴 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메달리스트 환영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5.09.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메달리스트 환영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05.09.

"9일 우크라 전쟁 끝내려 해" 전언…마리우폴 완전 지배 선언 가능성도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는 전언도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만났을 당시, 오르반 총리가 "러시아인들이 9일 모든 걸 끝낼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이를 고려할 때) 최근 긴장 고조 속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러시아는) 돈바스뿐만 아니라 크름반도, 오데사,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까지 없애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비관적이지만 전쟁을 멈추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걸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과 오르반 총리의 만남은 지난달 21일 이뤄졌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연합(EU) 지도자 중 친푸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3일 헝가리 총선에서 집권 여당 승리로 오르반 총리가 4연임에 성공하자 즉각 전화를 걸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을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친러 분리주의자가 점령한 돈바스 지역인 루한스크와 도네츠크를 병합하는 것을 비롯해 남부 오데사를 공격하거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완전 지배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통치하의 마리우폴에서 DPR 관계자들이 러시아 전승절 제77주년을 기념해 전신주에 러시아 국기를 부착하고 있다. 2022.05.09.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통치하의 마리우폴에서 DPR 관계자들이 러시아 전승절 제77주년을 기념해 전신주에 러시아 국기를 부착하고 있다. 2022.05.09.

마이클 카펜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다수 보고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 병합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또 "이들 보고는 러시아가 5월 중순께 (러시아 연방 가입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라는 것을 시사한다"며 "러시아가 주민투표를 조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3일 기내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나 러시아군이 9일 정확히 뭘 할지에 대한 예측이 없다"며, 러시아의 행보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카펜터 대사 전망에 대해 "이를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러시아 플레이북에서 곧장 나온 것으로, 이전에도 이런 것을 봤다"고 긍정했다.

러, 전승절 앞두고 총공세…마리우폴서 열병식 준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전승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최근 남부와 동부에서 총공세를 가해 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일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현시점까지 기대했던 것만큼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돈바스 북부 지역에서 약간 진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저항과 사기 저하 등 키이우 북부에서부터 직면한 문제로 더딘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파손된 아파트 부근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의 전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05.09.
[마리우폴=AP/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파손된 아파트 부근에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의 전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2.05.09.

러시아 국방부는 같은 날 동부와 남부 우크라이나 진지와 거점 여러 곳에 포격을 가했으며, 우크라이나 병력 600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6일 우크라이나 사태 최신 정보 보고를 통해 "아조우스탈 제철소 봉쇄만 하겠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마리우폴 내 러시아군은 이틀 연속 지상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철소 확보와 마리우폴 전면 점령을 위한 시도는 전승절과 관련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 상징적인 성공을 갈구하는 푸틴 대통령의 갈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러한 노력은 러시아군이 병력, 장비, 군수품에서 대가를 치르게 했다"며 "아조우스탈에서 우크라이나군 저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군의 손실은 돈바스 남부에서 작전을 계속 좌절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리우폴에서 전승절 열병식을 준비해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기관은 지난 5일 "(러시아) 계획에 따르면 마리우폴은 '축하'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마리우폴 도심 도로에서 잔해와 시신, 불발 탄약 등이 제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리우폴시 당국도 러시아군이 열병식에 대비해 극장 등 도심에서 잔해를 계속 철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현지 주민도 동원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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