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쪼개기 후원' 혐의 일부 부인…"불법인지 몰라"

기사등록 2022/05/04 15:20:43

명의대여로 의원들에 정치자금 후원 혐의

벌금 1500만원 약식명령 불복에 정식재판

"가족·지인명의 대여 부탁받은 사실 없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를 받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5.0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를 받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5.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구현모 KT 대표가 국회의원을 상대로 일명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혐의 첫 재판에서 지인 명의로 송금을 부탁받은 사실이 없으며 법을 어길 의도도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구 대표 등 KT관계자 10명의 첫 정식재판을 진행했다.

구 대표 측은 "CR부문으로부터 피고인들 명의로 정치자금 송금을 요청받고 보낸 건 인정하지만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송금할 것을 부탁받지는 않았다"며 공소사실을 일부 부인했다. 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구 대표는 지난 2016년 9월 KT 전 CR지원실 실장 등 대관 담당 임원으로부터 지인 등 명의로 정치자금 기부를 요청받자 승낙, KT 비자금으로 구성된 자금 1400만원을 국회의원 13명의 후원회에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구 대표를 정치자금법·업무상횡령 혐의로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 업무상횡령 혐의로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여기에 구 대표 측이 불복,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이날 첫 공판이 열렸다.     

구 대표를 비롯한 피고인 측은 대부분 '법인 자금으로 정치자금 송금이 이뤄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법적 문제 소지가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들은 "회사에 중요하고 도울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했던 일"이라며 "죄가 된다는 것을 조사과정에서 많이 알게 되고 반성 하고있으니 양형에 참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지인 명의로 정치자금 기부를 요청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가족 등 지인 명의로 기부해달라는 요청을 받진 않았지만 혼자 하기엔 금액이 커서 명의를 나눠서 기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구 대표 측은 "정치자금법 제31조가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위헌여부에 관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제31조는 국내·외의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같은 사실관계로 구성됐지만, 다른 재판부에 배당된 업무상횡령 혐의 공판 상황을 고려해 두 사건을 병합해서 진행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증인신문도 두 재판부에서 별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국회의원 99명을 상대로 쪼개기 후원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KT 전직 대관 담당 임원들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같은 법원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3월23일 검찰은 해당 사건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징역 10개월~2년을 구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KT 구현모, '쪼개기 후원' 혐의 일부 부인…"불법인지 몰라"

기사등록 2022/05/04 15:20:43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