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물량확대에 집값 하락세…KDI "하향조정 국면"

기사등록 2022/05/02 12:00:00

최종수정 2022/05/02 14:27:45

KDI '22년 1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발표

거래량 줄면서 주택 매매값 상승세 둔화

주택 수급동향, 전국 대부분서 공급 초과

전셋값도 전분기보다 낮은 0.1% 상승률

주택담보대출 8.5조원, 은행권중심 축소

"서울의 매매·전세시장은 불확실성 높아"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3월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2.03.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3월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2.03.2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옥성구 기자 =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 유지와 아파트 분양물량 확대, 거래량 감소 여파로 하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1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KDI는 올해 1분기 주택매매시장은 전국적으로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매매가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상승 폭이 축소돼 전분기(1.8%)보다 낮은 0.1%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경우 올해 1월에는 전월 대비 0.06% 상승했지만, 2월에는 -0.03%, 3월에는 -0.04%로 하락 전환됐다. 특히 서울에서 용산을 제외한 강북권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매매가격이 내려갔다.

경기도 역시 대부분 하락했고, 최근 GTX 등 건설 호재로 상승했던 안양과 수원도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은 재개발 수요가 유입된 미추홀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매가격이 떨어졌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매매가격 상승률이 둔화됐다"며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하향 조정 국면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가 전분기(2.3%) 대비 0.00%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승 폭이 축소됐다.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도 각 0.1% 올라 상승세가 둔화됐다.

거래 자체가 줄어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1분기 전국 주택매매거래는 13만8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6% 급감했다. 최근 3년 평균치와 비교해서도 44.7% 감소한 수치다.

서울은 노원구와 성동구 등 동북권을 중심으로 매매거래가 주춤해 1만5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7%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대문구와 동작구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택수급동향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공급 초과 현상을 보였다. 전국 동향은 올해 1월 95.2, 2월 94.0, 3월 94.9로 기준 100 이하로 떨어졌다. 기준치 100보다 크면 수요가 많고, 100보다 작으면 공급이 많은 것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신규주택 준공 물량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감소해 월평균 2만3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줄었다. 주택 인허가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한 반면, 착공 실적은 36.9% 감소했다.

지난 1분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 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입주 물량은 서울에서 1만3000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 반면, 지방 5대 광역시에서는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0만2000건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아파트 분양물량은 서울 2만2000건을 포함해 수도권 12만9000건, 지방 5대 광역시 4만100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물량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3월29일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 모습. 2022.03.29.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3월29일 서울의 한 부동산업체 모습. 2022.03.29. [email protected]

KDI는 올해 1분기 주택전셋값은 지난해 4분기 조정 국면이 지속되면서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전국 주택 전세값은 전분기(1.3%)보다 낮은 0.1%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아파트가 전셋값 하락을 주도했다.

서울의 주택 전셋값은 강북권역 -0.1%, 강남권역 -0.1% 모두 상승률이 낮아지며 전분기(1.1%)와 달리 하락세로 전환됐다. 지난 1분기 아파트 신규입주 물량이 1만1000건으로 전년보다 늘어나며 전셋값 하락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비수도권 전셋값도 1분기 입주 물량이 5700건으로 많은 대구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은 경남의 전셋값이 올랐으나, 입주 물량이 많은 세종은 -3.6%로 지난해 연말 이후 하락세가 커졌다.

주택 전월세 거래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의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세와 월세 거래량이 각각 월평균 12만1000건, 11만1000건으로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48%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KDI는 "전셋값도 신규 주택공급에 의한 하방압력으로 매매시장과 마찬가지로 하락했다"면서 "서울은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의 절반가량이 1분기에 집중되며 비수도권 대비 전셋값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진단했다.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은 8조5000억원으로, 금융 규제는 유지되는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 전세자금대출도 전분기 대비 4조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분기보다 높은 3.96%다. KDI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해 9월부터 빠르게 상승하고 금융규제도 강화되면서 가계의 매매수요가 감소하고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도 지속적으로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 동향에 대해 오지윤 KDI 연구위원은 "지난 1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세값은 약 두 배 상승했고, 이는 물가상승 폭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매매 및 전세시장은 상방요인(서울·경기 입주 물량 축소)과 하방요인(금리 상승 기조 유지)이 혼재돼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전세시장이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통합주거비가 장기간 하락했다가 2020년부터 상승한 것이 공급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 있다며, 장기적으로 시장 여건 변화에 따라 주택공급이 조정되도록 공급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지윤 KDI 부동산 연구팀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임대 주거비 변화와 주택공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2.04.2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지윤 KDI 부동산 연구팀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임대 주거비 변화와 주택공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2.04.2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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