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골프장 대표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서장과 경찰관이 재판에 넘겨졌다.
특히 현직 경찰관은 수십 차례에 걸쳐 골프장 예약 편의를 받고 수사 중인 사건의 정보까지 골프장 대표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외사범죄형사부(부장검사 장준호)는 뇌물수수 혐의로 인천 모 경찰서장 A(57)총경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또 수뢰 후 부정처사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인천 모 경찰서 정보과 경찰관 B(51)씨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A총경은 2020년 10월 6일부터 지난해 2월13일까지 인천 서구 모 골프장 대표 C(70)씨로부터 2차례 골프장 예약 편의를 받고,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19년 3월21일부터 지난해 6월 7일까지 25차례에 걸쳐 골프장 예약 편의를 받고, 1차례 회원가를 적용받아 골프를 친 뒤 골프장과 수사 중인 사건의 정보를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7일 A총경의 집무실과 과거 근무한 경찰서 내 교통과·수사심사관실·청문감사실 등에 대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당시 압수수색을 통해 검찰은 A총경의 PC 등과 일부 경찰관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수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A총경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A총경과 B씨가 골프장 측으로부터 골프장 예약 편의나 회원가 적용, 상품권 등을 제공받고 수사기밀을 누설하는 등 범행을 확인했다.
앞서 해당 골프장의 관계사 간부 D(49)씨는 2020년 12월19일 오후 8시51분께 인천 서구 한 골프장 관리동 앞 주차장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차량에 잠들어 있다가 음주 측정을 거부해 경찰의 수사를 받았다.
D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돼 지구대로 연행된 이후 ‘체포확인서’를 손으로 찢기도 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지역은 A총경이 근무하던 경찰서 관할이었다.
당시 경찰은 D씨의 음주운전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용서류무효 혐의만을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법리오인을 이유로 ‘음주측정거부’에 대한 재수사를 경찰에 요청했으나, 경찰은 3차례 모두 ‘혐의없음’, ‘불송치’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검찰은 해당 사건을 직접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D씨의 음주운전 혐의점을 밝혀내고, A총경과 B씨 등의 뇌물수수,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도 추가로 확인했다. 결국 D씨는 지난 2월18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측정거부) 및 공용서류무효 등의 혐의를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D씨의 '음주측정거부' 혐의는 물론 보완수사 과정에서 A총경과 B씨의 추가 범행 등을 밝혀냈다”며 “만약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면 이번 사건과 같은 경찰관의 비리 사건은 적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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