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제출 부실에 항의 민주·정의 오전 불참
민주 "검증 허탕, 맹탕 청문회 될 것" 우려
국힘 "50년 전 봉급 내역 요구…없을 수밖에"
결국 정회 선언…"오후 2시 속개하겠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인사청문특별위원 8명은 한 후보자의 검증 자료 부실 제출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을 대표해 참석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개의 직후 의사진행발언으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는 곧바로 퇴장했다. 39분만에 청문회가 파행된 것이다.
강 의원은 "충실한 자료제출을 전제로 청문회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요청을 간곡히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들은 전날 한 후보자의 검증 자료 제출이 부실해 청문회가 열리더라도 유명무실해질 거라고 우려하며 인사청문 일정 재조정을 요청한 바 있다.
이어 "국회가 청문회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철저하게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은 여야를 떠나 국회 모두의 책무"라며 "충실한 자료는 고위공직자 검증의 대전제다. 그래서 청문위원 12명 중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 8명이 자료제출과 일정 재조정을 요청한 것인데 이를 (국민의힘 측이) 거부하고 협상 안 한 것은, 협치의 국회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의 발목잡기가 아니다. 새 정부의 일방 독주를 국회가 견제해야 한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의 위원들이 다 빠진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청문회는 의혹과 비리를 국민 눈높이에서 검증해야 할 수많은 사항들에 대해 허탕 치는,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다. 이 청문회를 진행하면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돌아가신 부친과 모친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1970년에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보자의 50년 전 봉급 내역 일체를 달라고 요구한다. 1982년부터 1997년까지의 모든 출장기록을 내놓으라고 한다"며 "불가능하니 때문에 '없음'이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의원은 "자료를 가지고 국회가 파행하고, 인사청문회가 기한이 있는데 이 기간에 하지 못하면 국회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며 민주당과 정의당 청문위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은 "한덕수 후보자의 인사청문안이 지난 7일 국회에 제출되었는바, (법에 따라) 청문회는 내일까지 마쳐야 한다"며 "자료제출 미비 등 청문 과정의 문제는 청문회 자리에서 논의되고 검증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불참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같은 당 전주혜 의원은 "26일까지 마치지 못하면 일정을 지키지 못하는 안 좋은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오늘 청문회는 꼭 지켜져야 한다. 이것이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민주당과 정의당의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청문위원장은 "한 후보자는 청문위원들이 요청한 자료 중 제출 가능한 것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해보고 최대한 많이 제출해주길 바란다. 제출 불가능한 사유는 '당사자 미동의', '개인정보보호' 이런 이유 대지 말고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성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받을 수 있도록 설득하는 시간을 달라"며 정회를 요청했고, 이에 주 위원장은 "오후 2시에 속개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총리 인사청문회가 첫날 시작부터 파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자료 제출 문제로 파행을 빚은 경우가 있으나 이때는 둘째 날 오후 늦게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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