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앞 42층 주상복합, "고도제한·교통체증?…근거없어"

기사등록 2022/04/10 07:24:37

최종수정 2022/04/10 10:38:43

인천경찰 "42층 주상복합, 교통정체·항공안전·시설보안 등 이유로 반대 불가피"

인천시의회 "인천경찰청 반대 근거 부실"

지역 자영업자 “원도심 활성화 위해 주상복합 건물은 필수”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과거 롯데백화점 인천점 부지 넘어로 인천경찰청이 위치해 있다. 2022.04.09.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과거 롯데백화점 인천점 부지 넘어로 인천경찰청이 위치해 있다. 2022.04.09.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경찰청이 과거 롯데백화점 인천점 부지에 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신축하는 사업을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지역에서는 경찰의 주장에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원도심 개발과 주변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지역에서는 “주상복합 건물은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업자 '예술회관역복합개발프로젝트 주식회사'(과거 엘리오스구월)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 1455번지 1만2458.7㎡ 부지에 지하 8층 지상 42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3개 동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주상복합 건물에는 총 555호실의 오피스텔과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경찰청 ‘헬기 이착륙·교통정체·보안 사항 유출 우려’ 주장…근거 턱없이 모자라

1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난달 27일 인천경찰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롯데백화점 인천점 부지에 들어설 주상복합 건물 신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경찰은 ▲교통정체 ▲항공안전 ▲시설보안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공식 반대 입장을 내놨다.

경찰은 “긴급상황을 위해 인천경찰청 옥상에 헬기장을 두고 있고, 헬기의 안전한 운행을 위해서는 일정한 고도 제한이 불가피하다”며 “교통정체를 유발해 긴급출동에도 장애를 초래하고, 시민들의 교통 불편 민원도 급증할 것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천경찰청은 경찰 작전상 중요시설이자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보안 사항 유출, 인권침해 등을 방지하려면 보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자 측은 이 같은 경찰의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천경찰청 옥상 헬기장은 국내외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한 결과 헬기장으로 분류하기 어렵고, 해당 부지와 건물은 고도제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28일 인천시의회에서 열린 제278회 임시회에 참석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인천경찰청의 반대 근거가 부실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동석 도시계획국장은 “헬기 이착륙과 관련 건물의 고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인천경찰청의 반대 의견이 있다”며 “하지만 서울지방항공청에 확인한 결과, 해당 부지·건물은 고도제한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 후) 교통량은 과거 롯데백화점이 있을 때와 비교해 평일엔 약 10%, 일요일엔 20%가 감소될 것으로 추산됐다”고 덧붙였다.
 
고존수 의원(민주·남동2)은 “인천청 청사에서 헬기가 뜬 것은 지난 10여년 동안 단 1번”이라며 “롯데백화점이 운영될 당시에도 이곳의 교통은 원활했는데, 550세대 가량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고 해서 교통 체증이 생긴다는 건 반대를 위한 반대논리다”고 지적했다.

유세움 의원(민주·비례)은 “인천경찰청이 이 장소에 있기 때문에 개발이 저하된다고 하면 그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차라리 경찰청을 이전하는 부분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역 자영업자 “원도심 활성화 위해 주상복합 건물은 필수”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9일 오후 한적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옛 롯데백화점 인천점 인근 거리. 2022.04.09.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9일 오후 한적한 인천 남동구 구월동 옛 롯데백화점 인천점 인근 거리. 2022.04.09. [email protected]

해당 주상복합 건물 인근의 자영업자들도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폐점한 이후 백화점의 낙수효과가 사라지면서 입은 타격이 크다며 사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년 동안 구월동 로데오 거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50대)씨는 "지금까지 가게를 운영하면서 인천경찰청에 헬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면서 "인천경찰이 근거없는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은 "과거 롯데백화점 인천점이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더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구월동 자영업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단발성의 지원금이 아니라, 주상복합 시설이 들어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구월로데오상가연합회는 지난 2월 8일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옛 롯데백화점 인천점 부지 개발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연합회는 "구월 상권에 필요한 것은 롯데백화점 인천점 폐점 이후 사라진 랜드마크를 만들어 상권이 자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생명을 살리는데 골든타임이 있듯 인천시는 조속한 개발 계획 확정을 통해 다시금 상권이 활기를 되찾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예술회관역복합개발프로젝트 주식회사'에서 추진 중인 42층 주상복합 신축 사업은 인천의 첫 공공기여 사전협상제 사업이다.

공공기여 사전협상제는 장기간 방치된 미개발지 및 유휴부지 등의 도시계획 변경을 조건으로 민간사업자와 지자체가 공공기여 관련 협상을 진행한 뒤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사업이다. 사업자는 공공기여 시설로 ▲중앙공원활성화 시설 ▲예술로 서측 도로 확장 ▲택시 승강장 등을 제시했다. 

인천시는 여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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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앞 42층 주상복합, "고도제한·교통체증?…근거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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