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화천대유 前대표, 재판 전 김만배 측 변호인과 만나" 증언 신빙성 지적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재판 증인으로 출석한 이성문 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표가 재판 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측 변호인과 접촉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만남 목적을 "도시개발사업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결과에 이 전 대표의 경제적 이익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 5명의 20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지난 19차 공판기일 때와 같이 이 전 대표가 출석, 19차 공판기일에 다 하지 못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검찰의 재주신문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출석(지난 5일 열린 19차 공판)으로부터 5일 정도 전에 김씨 측 변호인과 변호인 사무실에서 1시간30분 가량 만났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이 전 대표는 "변호인들이 도시개발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들한테 사업개요를 물어봤다. 변호인들이 도시개발사업 내용을 잘 모르니 어떤 내용이 중요하고, 리스크가 무엇이냐고 물어봐서 대답한 것"고 했다.

이어 "(변호인들이) 저한테 예상신문사항을 주고 이렇게 대답해라. 저렇게 대답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질문하지 않았는데 왜 '예상신문'에 대해서 답했느냐"고 물었고, 이 전 대표는 "저도 변호사이고, 검찰의 취지가 그런 것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받아야 할 성과급 50억원을 언급하면서 '수사 및 기소로 인해 검찰 등에서 범죄수익 환수조치를 하게 되면 성과급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 않으냐. 사건 향방에 따라 경제적 이익관계가 변동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표의 진술 취지는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등의 진술과는 일부 배치된다고 한다. 검찰이 이 전 대표의 진술 이유를 두고 '김씨 등의 유죄 선고 후 진행될 수 있는 범죄수익환수와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의 대표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화천대유 직원으로 대표 때와 같은 금액의 월급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확보한 정영학 회계사의 진술을 두고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대체적으로 김씨 등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증언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19차 공판에서도 '부동산 경기에 따라 사업에 리스크도 있었다'면서, 개발 지역 평당 분양가를 1400만원으로 한 것은 '위험 부담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특정 민간업체(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현재까지 배임액은 1827억원이라고 파악했다. 2020년 10월말 분양 완료된 1개 블록의 시행이익은 특정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추후 공소장을 변경해 구체적인 배임액을 특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