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금'으로 각광받던 비트코인, 변동성 커져
피델리티 "비트코인 시세, 금과 비슷한 양상 보여"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차세대 안전 자산으로 주목받던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금은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며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대표적인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코로나 시대 속에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금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은 금리인상 소식에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기도 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뉴스에 등락을 번복하는 등 안전자산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은 자산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1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평균 시세는 전날 오후 들어 5000만원대가 깨지며 4000만원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지난달 글로벌 증시와 함께 일제히 내렸던 비트코인은 루블화 가치하락을 피해 비트코인으로 자산을 이동하려는 러시아의 수요로 인해 시세가 급등하며 5000만원 위에서 거래됐다.
지난해 비트코인은 코로나를 거치며 안전자산으로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차세대 금으로 부상했다. 코로나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부진하던 때에도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미국 증시의 수익률을 뛰어넘기도 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시세가 급등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연초 금리인상 기조로 가격이 급락하며 한동안 잠잠했던 비트코인의 '안전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다시 화두에 오른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는 최근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내고 비트코인의 가격 움직임은 정규 자산으로 편입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피델리티는 "자산 가치 저장소의 기준은 반드시 변동성에 국한하지 않기도 한다"며 "비트코인 시장은 수많은 개인으로 이뤄졌으며 이들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가치판단을 한다는 점에서 보유 기간이 달라지고 매수와 매도를 통해 변동성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금 역시 자산으로서 70년대에 심한 가격 변동 과정을 거쳤으며 그 결과 투자자들의 기반이 더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변동성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 카이퍼 피델리티 디지털자산 연구 책임자는 "비트코인이 같은 과정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사실 지금까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한된 역사적 증거는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의 경우, 1971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해당 자산과 금의 고정 환율을 없앤 이후 투자자들로 구성된 자유 수급 세력이 금을 모으기 시작하며 변동성이 감소했다.
아울러 비트코인 역시 금과 같이 공급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분에 비해 하락 폭은 크지 않다는 게 피델리티의 분석이다. 고정된 공급량은 비트코인의 가격을 수천 퍼센트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가격을 내리지는 못한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미리 프로그램된 발행 정책에 따라 움직이며,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 변화는 가격 변화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가격 이동의 효과를 꺾을 수 있는 공급의 변화가 없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카이퍼 연구 책임자는 "때로는 불편한 비트코인의 시세 움직임은 (오히려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해당 가상화폐가 자산의 한 종류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은 장기간에 걸쳐 부를 보존하는 궁극적인 투자 목표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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