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후 전기료 오를까…'연료비 연동제' 시행 여부 촉각

기사등록 2022/03/09 06:00:00

최종수정 2022/03/09 09:07:40

20일 이후 2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발표

지난달 SMP 1㎾h당 197.32원…261% ↑

연료비 치솟고 한전 적자도 인상 압력

대선 직후 물가 우려에 동결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에 전자식전력량계가 설치되어 있다. 2022.03.06.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6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에 전자식전력량계가 설치되어 있다. 2022.03.0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정부가 오는 4월부터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2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 단가 또한 상승할지 주목된다.

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회사는 20일 이후 2022년 2분기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조정 단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해 전력 생산 원가의 상승·하락분을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이는 국제유가 등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한전은 3개월 단위로 연료비 조정 단가를 산정한다.

연료비 조정 단가는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실적연료비)에서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기준연료비)를 차감한 변동연료비에 변환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연료비는 관세청에서 고시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유류의 무역 통관 가격이 기준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3분기에는 국민 생활 안정 등을 이유로 연료비 조정 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3원으로 동결했다. 4분기 전기요금은 기존 ㎾h당 -3원에서 ㎾h당 0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h당 3원 내린 것을 원상 복귀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는 국제유가와 석탄, LNG 가격이 상승세를 보여, 2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상승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은 1㎾h당 197.32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5.44원)에 비해 약 261.6% 뛰었다.

이에 2분기에는 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 단가가 일제히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기준연료비를 4월과 10월에 두 차례에 걸쳐 총 ㎾h당 9.8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h당 2원 인상한다.

다만 연료비 조정 단가는 한전으로부터 산정안을 제출받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물가 관리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최종 결정된다. 정부는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연료비 연동제 시행 유보 권한을 발동할 수 있다.

특히 대선 직후 전기요금을 올리는 게 정부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전기요금이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데다 피부에 와 닿는 물가 지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기요금은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4분기 전까지 약 8년간 동결된 바 있다.

이에 2분기 연료비 조정 단가 인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현재 대선 후보들의 정책 공약집에 전기요금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없지만, 지난 1월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오는 4월에 예정된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백지화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무엇보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단 점에서 고심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출이 위축됨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고물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소비자물가는 3.7% 오르면서 최근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뛰기 시작한 국제유가가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부가 물가 안정 등에 무게를 두고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유보하면 한전의 적자 탈출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5조8601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리포트에서 "전력량 요금, 기후환경요금의 인상이 결정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두바이유, 뉴캐슬 석탄, SMP 등 지난해보다 비용 증가 폭이 더 확대하므로 영업적자 폭도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세라면 두 번의 전기요금 인상으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한전 입장에서는 연료비 증가에 따른 전기료 인상이 필요하지만, 정부가 결정권을 쥔 만큼 대선 직후 요금 인상 가능성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전력공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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