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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의용군 논란…러시아에 오해 살 가능성

기사등록 2022/03/07 13:18:30

최종수정 2022/03/07 13:41:26

기사내용 요약

이근 출국에 외교부, 여권 무효화 경고
러시아, 이근 행동에 파병 행위로 해석
우크라이나 대통령 의용군 참여 호소
우크라이나 의용군 2만명 합류 주장
의용군 허용하면 러에 오해 살 가능성
전역 예정 군인 중 9%, 용병 활동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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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 전 대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로 유명해진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가 의용군을 구성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이들을 처벌할 방침이다.

이 전 대위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최근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위는 예능 '가짜사나이'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고 현재 구독자 76만여명인 유튜브 채널 록실(ROKSEAL)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군 복무 당시 청해부대에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 전 대위 출국 소식에 외교부는 우크라이나에 입국하지 말라는 여행경보 4단계 발령 조치를 어겼다며 이 전 대위 등의 여권을 무효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는 정부가 처벌한다면 이를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여행 금지 국가를 들어가면 범죄자로 취급받고 1년 징역 또는 1000만원 벌금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을 받았다"며 "하지만 처벌받는다고 우리가 보유한 기술, 지식, 전문성을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지 않고 이 상황에서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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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근 전 대위. 2022.03.06.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전 대위는 또 "저의 팀원들은 제가 직접 선발했으며, 제가 살아서 돌아간다면 그때는 제가 다 책임지고 주는 처벌 받겠다"며 "최초의 대한민국 의용군인만큼 우리나라를 대표해 위상을 높이겠다. 그럼 임무 끝나고 한국에서 뵙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할지, 그리고 현지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전투 임무를 수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이 전 대위가 우크라이나에서 의용군으로 전투를 한 뒤 귀국해 실제로 처벌을 받는다면 이를 놓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가 지지 의사를 밝힌 우크라이나는 이미 전 세계에 의용군을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수호에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우크라이나로 와 달라, 우크라이나를 수호하는 모두가 영웅"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의용군에게 무기를 지급하고 이들을 공식 부대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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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근  2021.02.09.(사진=이근 유튜브 방송 캡처)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군에 합류한 외국인 의용군은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지난 6일 러시아군과의 전투에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건너온 외국인 의용군이 약 2만명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의용군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이 전 대위 처벌 방침을 밝힌 것은 러시아가 이를 일종의 파병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미국 등 서방이 주도하는 대러 수출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우크라이나와의 군사 협력 가능성을 차단해왔다. 한국 국방부 역시 모포 등 물자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소총 등 살상무기를 우크라이나로 보낼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국이 개인 차원의 의용군 참가를 허용하는 듯 한 자세를 취한다면 이는 러시아의 오해를 살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미국을 비롯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소속 유럽 국가들 역시 확전을 우려하면서 우크라이나 내부로 전투 병력을 보내지 않는데 한국이 의용군 참여를 공식적으로 허용한다면 이는 자칫 독자적인 참전 의사로 읽힐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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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카=AP/뉴시스] 2일(현지시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인 메디카에서 한 남성이 전투 장비를 잔뜩 짊어지고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향하고 있다. 2022.03.03.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구하러 간다고 밝힌 이 전 대위를 처벌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맞물려 제대군인들의 활동 영역을 지나치게 제약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어나기 전부터 군 안팎에서는 제대군인의 용병 활동에 관한 입법 미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역 후 취업을 하지 못하는 제대군인이 많은 상황에서 용병 활동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돼왔다. 전투 능력을 갖춘 제대군인들 중 일부는 용병으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김기훈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제대군인을 위한 맞춤형 취업정책의 제고 방안' 논문에서 "전역 예정 군인 1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해외 파견부대 근무와 용병(傭兵)으로서 타 국가의 전투 현장에 투입되기를 희망하는 인원이 116명으로써 8.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군사적으로 대립을 하거나 전쟁 중인 국가는 군사적 전문성을 가진 제대군인들에게는 대규모의 고용이 보장된 하나의 기업이 될 수 있다"며 "경제적인 희생을 치러서라도 국가의 존립과 안보를 얻으려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많으며 특히 냉전 이후에는 소규모 분쟁이나 내란 등이 빈발함으로써 군사적 소요가 과거보다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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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이우=AP/뉴시스]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크이우 외곽 고렌카 마을 길목에 차량이 접근하자 한 시민군이 사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22.03.03.
김 교수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군사 전문성을 지닌 제대군인들 중 40여%가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병(兵) 출신 청년들도 매년 25만여명씩 제대를 하고 있으나 그들 역시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특히 해병대나 특전사 출신 징병들은 고유의 전문성을 발휘할 용처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용병 활동이 국제 테러 단체와 연계되지 않도록 관련 입법을 서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들을 조직적으로 훈련시켜 부대 단위로 편성해 이념이나 종교 문제 등 국제적으로 하자가 없는 국가에 파병을 하고 계약기간 종료 후 귀국시키는 등의 순환을 거듭한다면 제대군인들이 그들의 주특기를 발휘할 수 있게 함은 물론 경제적 수익과 전투력 상승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며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국제적 설득 및 홍보가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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