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해에 미사일 쏴도 침묵한 러시아…연루설 솔솔

기사등록 2022/01/13 12:01:48

최종수정 2022/01/13 12:22:44

북한 극초음속 활공체, 러시아 영해 탄착

북한 외무성, 작년 12월 러시아 대사 면담

전문가, 러시아의 북한 대상 기술 전수 의심

[서울=뉴시스]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분석. 2022.01.12. (자료=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 분석. 2022.01.12. (자료=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지난 11일 발사한 극초음속 활공체가 러시아 영해 안이나 그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이에 대해 반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북한에 극초음속 활공체 기술을 전수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2일 공개 보도에서 "(11일) 발사된 미사일에서 분리된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는 거리 600㎞ 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 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 수역의 설정 표적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공개 보도 사진에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궤적을 살펴보는 장면이 담겼다. 이 장면을 보면 미사일 궤적이 러시아 인근까지 그려져 있다.

[서울=뉴시스] 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현장 참관. 2022.01.12. (자료=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정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현장 참관. 2022.01.12. (자료=한국국방안보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행 거리가 1000㎞에 이르다보니 부득이 러시아 영해까지 미사일이 날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발사 전에 러시아에 미리 통보를 한 것으로 보인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마지막 선회기동을 통해 러시아 쪽으로 탄착을 했으니 아마도 미리 러시아와는 상의를 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사 전에 북한 외무성이 러시아와 접촉한 점이 눈길을 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유럽1국 국장은 지난해 12월16일 알렉산드르 이바노비치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특명전권대사를 만났다. 북한 외무성은 "쌍방은 블라디보스토크 조러 수뇌 상봉에서 이룩된 합의를 이행해 전통적인 친선 협조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문제를 토의하고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주요 국제 문제들에 대한 의견 교환을 진행했다"고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은 최근 국제 사회에서의 행보와는 간극이 크다. 러시아는 인접국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불만을 표하며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 병력을 집결시킬 정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뤼셀=AP/뉴시스]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앞줄 맨 왼쪽)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왼쪽 두번째),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오른쪽 두번째),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맨 오른쪽)이 12일(현지시간) 나토 본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 회의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1.12.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AP/뉴시스]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앞줄 맨 왼쪽)과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왼쪽 두번째),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오른쪽 두번째),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맨 오른쪽)이 12일(현지시간) 나토 본부에서 나토·러시아위원회 회의 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22.01.12. *재판매 및 DB 금지
군사적 위협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러시아가 유독 북한 미사일에는 침묵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북한의 이번 극초음속 활공체 발사에 깊숙이 관여돼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사일 전문가인 이안 윌리엄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은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의 미사일 역량 진전과 관련해 외부의 도움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국보다도 러시아를 먼저 의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과 철도 발사 탄도미사일 등을 예로 든 뒤 "북한의 많은 미사일이 러시아 미사일과 매우 비슷한 부분이 있다"며 "북한이 현재 선보이고 있는 미사일 역량들은 구소련에서 1980년대에 개발됐던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극초음속 활공체 발사 뒤 미국 정부가 러시아 인사들에 독자 제재를 가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를 근거지로 두고 있는 최명현과 오영호, 중국에서 활동 중인 심광석, 김성훈, 강철학, 변광철 등 북한 국적자 6명과 러시아 국적자인 로만 아나톨리비치 알라르, 러시아 기업 파르세크(Parsek LLC)를 특별지정제재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들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모스크바, 중국 선양·다롄 등에서 활동하며 북한의 미사일 관련 물품을 조달한 개인과 기관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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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영해에 미사일 쏴도 침묵한 러시아…연루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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