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모니터, 1000명 대상 조사
"기부활동 경험 있다" 76.3%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부활동’이 이어지고, ‘기부 의향’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부 경험’ 및 ‘기부 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6.3%가 기부활동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트렌드 모니터는 과거 같은 조사와 비교했을 때 기부경험이 다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17년 87.3%→18년 84.7%→19년 77.1%→20년 78.6%→21년 76.3%) 보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기부경험자의 67.1%가 2021년 올해에도 기부활동의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코로나로 개개인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도 따뜻한 마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부 경험자들이 기부활동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나눠야 할 것 같다"는 생각(38.7%, 중복응답)이 많았다. 또한 왠지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36.6%), 심리적인 만족감이 크기 때문에(36.2%) 기부활동을 했다는 응답도 많은 편으로, 스스로가 기부활동에서 어떤 ‘의미’를 느낄 때 기부활동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 기부 경험자 대다수는 기부활동에 참여한 동기가 비자발적(17.8%)이기보다는 자발적(82.2%)으로 이뤄지는 비중이 훨씬 크다고 응답 했다.
기부경험자의 평균적인 기부금액은 1회당 1~2만원(26.9%)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5천원~1만원(17.6%) 또는 2~3만원(11.9%) 정도를 기부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었다. 다만 전반적인 기부금액은 이전보다 감소한 경향이 뚜렷해 보였다.
이전과 비교했을 때 기부금액이 비슷하다는 평가(57%)가 가장 많았으나, 기부금액이 증가했다는 응답(9.2%)보다는 감소했다는 응답(31.4%)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기부활동이 많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기부금액의 측면에서는 감소세가 크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기부 활동의 대상은 일반 사회 복지재단(38.3%, 중복응답)과 해외 중심의 사회복지기관(36.7%), 기업의 사회공헌 부분(34.6%)인 경우가 많은 모습으로, 특히 기업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기부활동을 하는 사람들(19년 27.6%→20년 31.7%→21년 34.6%)이 눈에 띄게 많아진 변화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종교 관련 복지단체에 기부를 하는 사람들(19년 34.4%→20년 33.2%→21년 30.3%)은 감소하는 추세였다. 기부 방식은 금전 기부(55.3%, 중복응답)와 적립 포인트 기부(50.7%)를 주로 많이 이용했으며, 최근에는 SNS 참여형 기부 방식(19년 32.7%→20년 39.3%→21년 42.3%)이 2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20대 52.7%, 30대 43.7%, 40대 40.1%, 50대 33.7%) 많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기본적으로 사회 통합 차원에서 기부활동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8.3%가 기부는 전체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그 중에서도 50대 중장년층이 사회적 통합을 위해 기부참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20대 61.2%, 30대 61.2%, 40대 69.2%, 50대 81.6%)를 가장 많이 내고 있었다.
또한 지금처럼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 더 많이 나눠야 한다는 생각(48.3%)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절반 이상(57.7%)이 체감할 정도로 요즘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사실이 기부활동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명 중 6명 정도는 올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부금 수익이 예전만 못할 것이고(61.6%), 기부단체들의 경영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58.9%)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기부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별개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결국 국가의 몫이라는 인식도 상당해 보였다. 전체 절반 이상(53.2%)이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은 개인이 아닌 국가가 복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을 드러낸 것으로, 연령에 관계 없이 이러한 인식(20대 54.4%, 30대 54.4%, 40대 52%, 50대 52%)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전체적으로 기부경험이 많고, 기부활동의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을 하지만, 정작 한국사회의 ‘기부문화’ 수준은 여전히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수준이 높다고 보는 시각이 4.5%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68.6%는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를 낮게 평가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기부 대상 기관에 대한 깊은 불신감이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을 횡령하거나 개인 목적으로 유용하는 경우가 많고(60.1%, 중복응답), 기부를 받는 기관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59.3%)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더불어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기부하지 않는 것(29.2%)도 이유로 많이 꼽았으나, 기본적으로는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이 사회전반적으로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기부단체의 운영이 윤리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 시선(30.9%)은 찾기 어려웠다. 우려되는 것은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이 대중들의 자발적인 기부활동을 움츠리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부금 유용 및 횡령 뉴스가 기부자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라는 생각(79.3%)을 가지고 있었으며, 선량하고 정당한 기부까지 피해가 갈까 봐 우려하는 모습(80%)을 내비쳤다. 10명 중 8명 가량(78.5%)은 만약 자신이 기부금 유용 및 횡령 뉴스를 접하게 된다면 지금까지 해온 기부활동도 주저하게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시대가 변한 만큼 "IT 기술 접목한 다양한 기부 방법이 기부 활성화에 도움"(69.1% )이 될 것이라는 의견과 “코로나 상황에서는 어렵지 않게 소액기부를 할 수 있는 방식 필요”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높았다. 모바일 및 QR코드 기부방법이 누구나 쉽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준다고 보는 시선(20년 66.7%→21년 71.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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