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예람 중사 부모 만난 文대통령 "인사 드리는 게 도리"

기사등록 2021/11/25 15:08:49

최종수정 2021/11/25 15:09:40

이예람 중사 부모, 文대통령 방문한 명동성당서 시위

文대통령 "인사라도 드리는 게 도리"…직접 만남 가져

이예람 중사 부모 면담·특검 요구에 "잘 알겠다" 답변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로부터 면담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받고 있다. 2021.11.25.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로부터 면담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받고 있다. 2021.11.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성추행 피해를 알린 뒤 지난 5월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부모를 만났다. 문 대통령은 이 중사 부모의 특별검사(특검) 도입과 면담 요청에 "잘 알겠습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방문했다. 행사장 앞에는 이 중사의 부모가 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을 위해 오전 9시부터 나와 있었다. 이 중사의 모친은 가슴에 이 중사의 사진을 메고 있었다.

앞서 이 중사의 부친은 지난 18일에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문 대통령과의 면담과 특검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청와대 사회통합비서관실에 대통령 면담 요구서를 전달한 바 있다. 이 중사 부모는 이날도 면담 요구서를 문 대통령에게 직접 전하기 위해 오전부터 행사장 앞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통상 청와대는 대통령 행사장 보안규정상 1인 시위 등에 대해 별도의 격리 조치를 취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현장 보고를 받고 "인사라도 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며 이 중사의 부모를 직접 만나서 문서를 전달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와 이 중사 측 등에 따르면 이날 이 중사의 부친은 문 대통령을 만나 "이예람 중사 아버지입니다", "대통령님을 만나뵙고 싶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문 대통령도 "알고 있습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로부터 면담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받고 있다. 2021.11.25.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 앞에서 고 이예람 중사 부모로부터 면담요청 등 요구사항이 담긴 입장문을 받고 있다. 2021.11.25. [email protected]
이어 이 중사의 부친이 "대통령님께서 하신 엄정 지시를 항명한 자들을 모두 특검으로 처벌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시민사회수석한테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이 중사의 모친이 가슴에 멘 이 중사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때 보셨던 예람이에요"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 중사의 사진을 바라본 뒤 "잘 알겠습니다"고 답하며 이 중사의 부모가 전달한 3장 분량의 면담 요구서를 직접 받았다.

아울러 현장에서 문 대통령을 수행하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행사장에 들어가기 전 이 중사의 부모에게 "걱정마세요, (대통령께서) 잘 처리해드릴 겁니다"고 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방정균 시민사회수석은 조만간 이 중사 부모와의 면담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1.11.25.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1.11.25.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문 대통령의 인권위 20주년 기념사 뒤 인권 단체 활동가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관객석에 있던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대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대통령님 성소수자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차별금지법 제정 즉각 추진 하십시오. 후보 시절 발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고 외쳤다.

이 대표는 이어 "저는 동성애자이자 인권활동가 입니다. 저의 존재에 누가 찬반을 이야기 할 수 있습니까. 당신의 '나중에'와 사회적 합의로 인해 차별의 현실은 더 심각해졌습니다"라며 "차별금지법 제정 즉각 추진하고 성소수자에게 직접 사과하십시오"라고 항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권위 20주년 기념사에서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권 규범을 만들어나가는 일도 함께 역량을 모아야 한다"며 지난 2007년 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됐다가 폐기된 후 14년 동안 발의와 폐기가 반복되어온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에 대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 규범을 담는 한계가 있었다"면서 "우리가 인권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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