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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김종인 대처법' 달랐다…尹 선거 지휘·朴 공약 일임·文 당권 이양

기사등록 2021/11/24 06:00:00

최종수정 2021/11/24 06:17:44

기사내용 요약

'김종인 선대위' 단시일내 출범 무산
김종인 "정치인, 필요 없으면 돌변한다"
윤석열, 金과 초반부터 인선 두고 갈등
문재인, 총선 대표 사퇴·金에 당권 넘겨
박근혜, 대선 경제민주화공약화 일임해
출범후 권한투쟁도…박근혜, 金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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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1.11.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킹메이커 '김종인 대처법'은 달랐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선대위의 선거 지휘만하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는 대신 정책과 인재 영입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게 맡겼다. 선대위 권력을 분산해 윤 후보의 선대위 장악권을 높인 것이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선대위의 선거 공약과 전략을 일임하는 등 사실상 전권을 김 전 위원장에게 일임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당권을 김 전 위원장에게 이양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김종인 영입 전략'은 문 대통령·박 전 대통령과는 사뭇 다르다.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을 자신이 생각한 범위 내에서만 활용하겠다는의지를 꺾지 않고 김 전 위원장과 힘겨루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전체 규모는 줄이고, 총괄선대위원장이 직접 지휘하는 선대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위원장의 구상과 다른 견해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윤 후보는 지난 18일 "굉장히 많은 분들이, 밖에서 도와 주는 셀 수 없는 많은 분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나. 선거라는 건 소수만 하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파리떼'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경선캠프 규모를 대폭 줄여서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조언한 데 대한 반발한 셈이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에 대한 말미를 달라고 하자 그를 제외하고 김병준·김한길을 먼저 선대위에 임명했다. 윤 후보는 지난 22일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에, 김한길 전 대표를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의결시켰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2012년 대선과 2016년 총선에서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 선거 승리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문 대통령이 김 전 위원장에게 '전권 일임 제안' 형식으로 접근했던 것과 달리 윤 후보는 일종의 '파워게임'을 벌이며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을 제한해 권력 분산에 주력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의 자택을 찾아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여름 김 전 위원장에게 "총선 결과를 분석해보니 경제민주화가 젊은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큰 미쳤다. 경제민주화는 선생님이 상징적"이라며 김 전 위원장에게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제안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 캠프에서는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박근혜 후보 경제민주화 공약을 직접 기획할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위원장의 자택을 수차례 찾아 합류를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당시 대표는 김 전 위원장에게 대표직을 제의한 뒤 곧바로 사퇴했다.

김 전 위원장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민주당 당권을 쥐었고, 총선정책공약단을 꾸려 공약 설계를 총괄하는 등 선거를 직접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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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서울시당에서 서울시당 핵심당직자 화상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캠프 제공) 2021.11.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윤 후보의 권력 분산 의지에 김 전 위원장은 반발해 선대위 출범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민통합용) 기구를 만들어놓고 사람이 몇 들어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 그런 건 국민들에게 빈축만 사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김한길 전 대표 합류를 거부한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19일에는 "상임선대위원장이 뭐 때문에 필요한지 이해를 잘 못한다. 그 점에 대해 윤 후보에게 분명히 얘기했다"고 강조해 김병준 전 위원장의 선대위 참여 반대를 명확히 했다.

윤 후보가 선거 초기 국면부터 파워게임을 벌이며 주요 사안에서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 의사를 접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 10월12일,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질문에 "내가 무슨 특별한 역할을 할 것 같으면 내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필요할 때는 아주 엄청나게 약속하지만 어느 상황이 지나면 돌연 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2일에는 '최근 윤 후보의 인선을 보면서 확신이 좀 떨어지는가'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갈등에도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할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다. 이 경우엔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에게 자세를 낮춰 좀 더 많은 권한을 제공해야 갈등 해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역시 김 전 위원장의 영입에 성공한 뒤 곧바로 위기에 봉착했는데, 문 대통령은 일시적으로나마 갈등 해소에 성공했고 박 전 대통령은 애매하게 봉합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6년 3월 비례대표 선출안 등 문제로 당무를 거부한 김 전 위원장 자택을 찾아 끈질긴 설득으로 당무 복귀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위원장이 당내 친박계 중진들과 경제민주화 공약을 두고 갈등을 빚었을 때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박 전 대통령 역시 대선 국면에서 경제민주화 공약 필요성은 확신했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권한이 흔들리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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