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한국의 육계가 작아서 맛이 없다'라는 주장을 펼친 것과 관련해 국내 치킨업계에서는 '1도 모르는 소리'라며 반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황씨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한국은 닭은 1.5㎏ 소형으로 키우지만 외국은 3㎏ 내외로 키우며, 3㎏ 내외의 닭이 1.5㎏ 닭에 비해 맛있고 고기 무게당 싸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는데, 이에 대해 국내 주요 치킨 업계 관계자들은 '크다고 맛있는 게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24일 한 치킨 업계 관계자는 황씨의 주장에 대해 "1도 모르는 소리"라며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육계 중 육질이 가장 좋은 것은 닭 무게가 1㎏내외인 10호 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0호 닭은 육질이 굉장히 부드러워서 우리나라 치킨 업계 대부분은 10호 닭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0호 닭은 병아리를 32일 정도 키워 출하되는 것으로 무게가 1㎏ 내외인 것을 말한다.
이 관계자는 "32일 정도 키워 출하될 때 닭의 육질이 가장 부드럽고 쫄깃쫄깃하다"라며 "10호보다 무게가 덜 나가면 육질이 쫄깃쫄깃하지 않고, 이것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면 기름기가 많고 육질이 퍽퍽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10호 닭은 전체 생산량이 3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며 "10호 닭보다 작은 것은 주로 삼계닭으로 쓰이고, 이보다 큰 닭은 순살 치킨 등 부분육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업계 현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유명 치킨업체가 사용하는 닭 호수에 대해 알아본 결과 대부분 10호닭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hc는 자사가 사용하는 닭은 모두 10호 닭이라고 밝혔다. 10호 닭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육질이 가장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치킨의 경우 오리지널 1마리 제품의 경우에는 10호 닭을, 윙봉 같은 부분육의 경우에는 이보다 큰 12~15호 사이즈(1.7~1.8㎏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BBQ도 10호 닭을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부분육의 경우 12호 정도의 닭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크기가 10호"라고 했다. 그는 "닭은 오래 키우면 커지는 것"이라며 "오래 키운 닭고기는 튀기면 질겨서 맛이 없다"며 "그래서 큰 닭은 백숙으로 해 먹고, 튀김용 닭은 10호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에서 큰 닭이 선호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외국의 경우 가슴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 닭을 크게 키우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슴살은 퍽퍽해서 선호되는 부위기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비교적 작은 닭을 소비하는 이유에 대해 '식문화의 차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육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와 서구는 식문화가 다르다"라며 "우리나라는 삼계탕, 통닭 등 한 마리를 소비하는 문화라 큰 닭을 선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황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 육계가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그래서 맛이 없는 것은 '객관적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황씨는 지난 8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치킨으로 요리되는 닭은 육계다. 이 육계는 전 세계가 그 품종이 동일하다"라며 "전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1.5㎏ 소형으로 키운다. 외국은 3㎏ 내외로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3㎏ 내외의 닭이 1.5㎏ 닭에 비해 맛있고 고기 무게당 싸다는 것은 한국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확인해주고 있다"며 "한국 외 전 세계의 나라에서 3㎏ 내외의 닭으로 치킨을 잘도 튀겨서 먹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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