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최소한의 예우, 빛과 그림자가 있어"
박병석 "과오, 빛-어둠, 아물지 않은 상처도"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 유족들을 조문했다.
이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전두환 전 대통령에 쓴소리를 많이 했는데, 노 전 대통령 조문을 온 건 두 분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다르다고 보면 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이라며 "빛과 그림자가 있는 거다.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을 평가한다"며 "가시는 길이니까 같이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한 정부 결정에 대해선 "이미 국가장 문제는 결정이 됐고, 정부에서 법과 절차, 국민 정서를 고려해 잘 결정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노 전 대통령 빈소를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고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라는 질문에 "과오가 있고 빛과 어둠이 있다"며 "아물지 않는 상처도 있다. 그러나 또 대한민국을 국제무대로 넓혔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표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조문을 마친 뒤 "고인께서 살아생전에 광주를 방문해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그런 행동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있다"면서도 "그러나 간접적으로라도 자신의 과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는 말 남겼고, 아들 노 원장이 해마다 망월묘지를 찾아 용서 구하는 모습이 참 많이 마음을 움직이게 했다"고 했다.
그는 '국가장 관련 광주 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는 물음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보다도 전두환에 대한 문제가 크다고 본다"며 "혹시라도 이게 되면 전두환씨의 경우는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또 "비록 사면복권 됐다고 하나 내란목적살인죄의 범죄 사실과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받은 건 실효된 게 아니기 때문에 전직 국가 원수로서 예우 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지금 현행법에 국립묘지에는 묻힐 수 없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과오는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이 했던 한반도 비핵화 선언, 남북 기본합의서, 유엔(UN) 동시 가입을 비롯한 88올림픽, 북방경제, 인천국제공항 건설 등은 국가 발전에 기여한 면이 크다"며 "전씨의 경우 이런 국가장을 치를 수 없도록 법을 개정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조문을 마치고 나와 "12·12와 5·18은 분명 중대한 과오였다"면서 "그러나 생애를 두고 자제분을 통해 해마다 사과하고 한 것은 또 다른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오와 별도로 냉전 붕괴라고 하는 시대 배경을 잘 살리는 북방정책은 한국 외교의 지평을 넓혔고, 남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가져왔다"며 "그 이후 대한민국 외교와 분단 이후 남북 관계에 좋은 기여를 했다는 것을 평가할 만하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빈소를 찾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대신 전해달라는 메시지를 유가족께 전달 드렸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또 슬픔을 당한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 드린다는 그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직접) 오려고 일정을 많이 조절하려고 했는데 아세안 정상회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고, 내일 아침엔 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이 예정돼 있어 도저히 (여건이 안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노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다.
황 장관은 "북방정책, 북방시대를 열고 직선제 시대를 연 고인의 뜻은 저희가 잘 받들어야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국가장 결정을 했고, 또 고인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공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인정돼 국가장으로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 장관도 "고인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유족분들에게 조의를 표한다"며 "정부는 고인이 12·12사태라든지 5·18민주화 운동 등에 과오가 있지만 그럼에도 직선제로 선출된 이후에 북방정책 등의 공헌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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