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부 대표단이 미국 본사에 항의방문까지 한 끝에 9월 초까지 총 831만회분(7일 들어온 130만회분 포함)이 들어오게 된다. 그러나 모더나의 공급 불안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모더나는 국내뿐 아니라 캐나다, 스페인 등에도 공급 차질을 빚고 있다. 벤처 수준의 기업이던 모더나가 전 세계 공급 물량의 생산시스템을 단기간 구축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모더나와 백신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미리 월별·분기별 도입 일정을 정하지 않고 매번 제약사와 협의로 결정토록 해서 호구 계약이란 비난까지 받고 있다. 주요 코로나19 백신 중 가장 비싼 모더나 백신이 불합리한 계약조항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백신 공급의 불안정은 방역뿐 아니라 사회·경제를 흔든다. 또 앞으로 얼마나 더 백신을 접종해야 할지도 아직 모른다. 정부가 안정적인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에 돌입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22.5%에 불과한 한국은 올 4분기 고령자부터 부스터샷 접종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 국민의 2차 접종이 모두 끝나더라도 돌파 감염 사례가 많아지면 전 연령에 대한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매년 접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정공급 우선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다급한 지경에 이르러 불공정한 계약을 맺지 않기 위해선 내년 백신 물량의 더 많은 옵션 확보가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화이자와 내년도 코로나19 백신 3000만회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구매가 가능한 옵션 물량 3000만회분을 더하면 총 6000만회분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얀센 백신 역시 유효한 키(Key)다. '희귀 혈전증'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힘을 잃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실제론 국제학술지 '란셋'(Lancet)에 게재된 데이터에 따르면 이 백신 2차 접종 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발생률(접종자 100만명 당 2.3명)은 백신 미접종자의 발생률과 유사했다.
국산 백신 개발을 촉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국산 백신이 개발에 성공하면 수급 문제에서 상당 부분 자유로워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10일 임상 3상을 승인받으며 국내 기업 중 앞서 개발 중이다. 이 회사 포함 총 7개사에서 10개 임상을 진행한다. 한미약품, 에스티팜, GC녹십자 주축의 'K-mRNA 컨소시엄'은 내년까지 mRNA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목표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정부는 확고한 지원 의지를 보이는 한편 다양한 백신을 확보함으로써 불공정계약도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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