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청해부대 집단감염 "人災" 질타…장관 사퇴 압박도(종합)

기사등록 2021/07/26 17:54:34

국회 국방위, 청해부대 코로나 집단감염 현안질의

野 "지휘부 총체적 부실…文, 페북 사과 말이 되나"

與도 "변명의 여지없이 군실수, 지휘관 판단미스"

野, 국정조사 수용·서욱 국방장관 자진사퇴 압박도

'女중사 사건' 2차 가해자 자살에 "軍기강 엉망진창"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여야는 26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와 관련해 군 당국의 안이한 상황 인식과 대응을 질타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인재(人災)로 규정하고 군 지휘관의 무능함을 집중 추궁했다.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은 "청해부대 백신 미접종과 배의 특성인 밀집·밀접·밀폐라는 감염병 취약성을 고려했을 때 파병 전 준비과정에서 문제점 발생, 늑장보고 및 대응의 문제점 등 지휘부의 총체적 부실이 초래한 인재(人災)"라고 비판했다.

군 출신 같은 당 신원식 의원은 "청해부대 34진에 대해서 국방부의 관련부서나 지휘관들이 꼼꼼히 따져서 (백신접종을)해야 하는데 실수든 실책이든 놓친 것 아니냐"며 "장관부터 시작해서 지휘관들이 완전히 무능한지 조치할 줄을 모른다"고 질책했다.

같은 당 이채익 의원은 "장관도 책임이지만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도 책임이 매우 크다"며 "세계 해군사에 감염병으로 인한 이런 조치가 지금까지 있었나? 도대체 페이스북 사과라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 발생시 적절한 치료가 어렵다는 사정도 군당국이 청해부대 백신 지원에 소극적인 대처를 한 배경으로 드러났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청해부대에 (백식을)공급할 수 있는 루트가 오만밖에 없나? 오만이 안 된다면 다른 나라들도 가능성을 확인했어야 하잖느냐"고 묻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접종 후) 부작용을 처치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 곳, 이런 게 저희들에게는 고려 요소 중에 가장 큰 고려 요소였다"며 사실상 청해부대 문무대왕함 내 음압병실 미비를 이유로 들었다.

하 의원은 "부작용이 생겼을 때 (조치가) 어렵다는 그 이유 때문인가. 비행기 보내 바로 후송하면 되지, 정말 황당하다. 병사 한 명이라도 사지에 있으면 데려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서 장관을 질타했다.

군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장관, 합참의장, 해군참모총장을 향해 "열악한 곳에 보내면서도 감염 우려가 전혀 없었다고 하면 여기 계신 분들은 군복을 지금까지 잘못 입은 것"이라며 "해군 장병의 생명은 존엄하지 않나? 해군 장병은 대한민국 장병이 아닌가? 계급 낮은 군인들의 위기를 방관해도 되는 것이냐"며 지휘관으로서 책임론을 제기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군 지휘관들의 부실 대응을 주로 문제 삼았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서욱 국방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6. [email protected]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청해부대 34진의 코로나 감염문제는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수 없는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며 "함정이라는, 어떻게 보면 완벽한 방역이 불가능한 조건을 고려해서 지침이나 파병 후에 백신접종이나 유증상자 발생 후에 선제적 방역대책을 완벽하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이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합참은 군령 최고기관인데 청해부대 상황을 즉각 국방부장관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은 굉장히 안일한 행동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고, 김민기 의원도 "지휘관이 빨리빨리 보고하고 지침을 따라야 하는데, 감기이기는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보고를 했어야 하는데 이건 지휘관의 판단미스"라며 "(코로나 감염 의심환자를)보고를 안 한 것은 (지휘관)판단의 영역이 아니라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명령을 수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짚었다.

여당 소속 기동민 의원은 "동명부대, 아크부대가 맞았던 것처럼 인접국가와 협조해서 충분히 맞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국방부의 무능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며 "불가역적 측면이 강했다고 보지만 실제 여러가지 가능성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방부·합참 스스로가 그런 업무를 해퇴한 것인지 돌아보고 점검해서 국민들께 소상히 보고드리는 과정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인한 퇴함과는 별개로 청해부대 장병들의 작전·임무 수행은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청해부대 34진의 작전실패나 임무실패로 규정을 해서는 안 된다"며 "그것은 301명의 해군장병의 명예와도 관계가 되어 있다. 해군장병들의 임무 실패로 규정해서는 안 되고 부대관리의 실패, 지휘의 실패로 본다"고 했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청해부대 관련해서 분명히 두둔할 생각은 없다. 변명의 여지없이 군실수"라면서도 "당초 최초 임무는 잘 수행했는데 열악한 곳에서 추가 임무를 하다가 코로나 감염 사건이 나기 시작한 것"이라며 청해부대34진이 수행한 임무와 작전이 잘 됐냐, 못 됐냐는 별개 문제라고 했다.

반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준비가 부족해서 감염병으로 90% 이상 감염을 받고 중간에 들어오게 됐는데 이게 성공한 작전인가. 감염병에 의해서 중간에 퇴각한 선례가 있었냐"고 비판했고,  같은 당 신원식 의원도 "매뉴얼상 아무 것도 안 했다. 그러고 어떻게 성공인가? 세계 해전사의 기록적인 사건"이라고 혹평했다.

야당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인한 해외파병 부대의 '퇴군'에 대해 국정조사 카드로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방위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7.26. [email protected]
이채익 의원은 국방부의 자체 감찰을 놓고 "셀프조사로 꼬리자르기,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이 될 것"이라고 의심하며 정부·여당의 즉각적인 국정조사 협조를 촉구했다. 강대식 의원은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통수권자나 군지휘부의 무능으로 빚어진 참사"라며 "셀프감사 말고 객관적이고 엄정한 조사를 해서 수많은 의혹 해소를 위한 감사원 감사나 국회 차원에서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여야는 해외 파병부대의 집단감염 재발을 막기 위한 후속대책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파병 나가는 승조원들은 전원 다 (백신을) 100% 맞추고 나가야 한다. 안 맞겠다고 하는 사람은 파병 안 시켜야 한다"며 "제일 좋은 처방은 백신이지만 백신이 아니더라도 돌파감염도 있으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질병관리청하고 함께 합의해서 제대로 된 매뉴얼이 나와야 한다. 비상시를 대비해서 별도의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고 주문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여기(청해부대)에서는 외과의사, 마취전문의사 2명이 역학조사관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코로나 증세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타이레놀 처방만 하고 기침도 하면서 조리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결국 지침에 따른 역학조사관 2명은 임명됐어야 하는데 안 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외 파병의 실효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기호 의원은 "청해부대를 계속 유지할 것이냐를 다시 한 번 검토할 때가 됐다"며 "지금 실제로 작전임무가 없는데 이렇게 나가 있어도 되는가, 이렇게 장병들이 코로나 감염(되는) 이런 상태를 그냥 놔둘 수 있겠는가, 심각하게 검토되어야 한다"고 했다.

서 장관의 거취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이채익 의원은 "시중에는 서욱 장관이 대한민국 국방부장관이 아닌 '사과전문장관'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며 "사과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지금이라도 국방부장관이 진퇴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서 장관은 "최근 일련에 있었던 책임은 제가 통감을 하고 있는데 저의 거취문제는 인사권자께서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고 원론적으로 대답했다.

한편 이날 국방위에선 성추행 피해 공군 여군 중사 사망 사건의 2차 가해자로 지목된 상사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군의 수용자 관리 실태도 도마에 올랐다.

신원식 의원은 "어떻게 관리하기에 수용자가 감옥에서 자살을 하느냐"며 "민간이라도 이런 일이 없는데 얼마나 군기강이엉망진창이면, 이게 유족 핑계 되면서 쉬쉬하고 말못할 사항이냐"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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