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이재명, '윤석열 때리기'로 탈출구 찾나

기사등록 2021/07/2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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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이낙연 부상 위기감…尹 각세워 지지층 어필
이재명 "尹, 누구 위해 정치하나"…캠프도 가세해
라이벌은 여전히 尹 꼽아…'양강' 붕괴 혼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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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여권 1위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야권 1위 대선주자인 '윤석열 때리기' 시동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내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이는 중에 제2전선으로 확전한 것이다. 

맹추격을 하는 이 전 대표에게 민주당의 지지 기반인 호남과 친문 지지층이 결집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낀 이 지사가 야권 '대장주'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공격하며 선명성을 부각해 지지층 이탈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지사가 윤 전 총장과 대립각을 다시 세우면서 여권 대표주자임을 재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과연 윤석열 후보의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공직윤리의식의 실종 ▲극도로 위험한 노동관 ▲지양해야할 분열의 정치 등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우선 윤 전 총장의 골프 접대 의혹을 정조준했다. 윤 전 총장의 상징인 공정에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이 지사는 "삼부토건 접대 의혹, 윤우진 전 서장 증언 등은 전형적인 유착관계를 보여준다. 조남욱 전 회장과 식사, 골프, 명절선물 등이 통상적이었다는 해명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라며 "윤 후보가 강조해온 청렴의 실체가 이런 것이었나"라고 몰아세웠다.

또 정책적 이해 부족과 잘못된 시각도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에 나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을 겨냥해 "말실수로 넘기기엔 그 인식이 너무 위험하다"며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쓰다 버려도 되는 부속품이 아니다. 워라벨이 시대의 과제가 된지 이미 오래됐다"고 꼬집었다. '대구 민란' 발언에 대해서도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나서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지역주의에 편승해 이득을 취하려는 모습은 구태 정치인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그동안 누구를 만나고 어떤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 분열의 정치라는 ‘구태정치’를 먼저 배워버린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다. 정치를 하시겠다니, 대통령이 되시겠다니 묻는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해 어떤 정치를 하시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지사 캠프도 윤 전 총장 공격에 화력을 보탰다. 전용기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포장지만 살짝 보여주던 윤석열 전 총장의 신비주의는 이제 폐기됐다"며 "국민들은 왜 국가가 존재하고, 국가의 지도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에 대한 비전과 소명의식 없이 권력만 탐하려는 듯한 모습에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지은 대변인 역시 23일 윤 전 총장이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 판결을 계기로 문재인 정부 '정통성'을 문제삼자 "윤석열, 최재형 후보는 '정통성 없는 검찰 총장', '정통성 없는 감사원장' 입니까? 그렇게 비난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고위직은 왜 맡으셨느냐"고 따졌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이 지사 측의 맹공은 최근 당내 경선 구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 지사의 '대안 후보'로 급부상하는 조짐을 보이자 여권 대표주자로서의 존재감을 굳건히 하기 위해 윤 전 총장과 각을 세우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지사는 여전히 대선의 유력 라이벌로 윤 전 총장을 꼽았다. 이 지사는 22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묻자 "현실적으로 윤석열 전 총장"이라며 "역(逆)반사체라서다. 후광·적통 같은 정(正)반사체와 달리 심판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그 만큼의 빛을 발하는 사람이 지금은 없다. 윤 전 총장은 탄압받은 이미지가 있다"고 답했다.

야권 대표주자는 윤석열임을 확인한 셈이다. 선두주자로선 '양강'을 형성했던 경쟁자의 급속한 붕괴로 대선판이 조기에 흔들리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윤 전 총장이 추락하면 대항마인 이 지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후보들도 충분히 야권 대선주자들을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의 추락으로 양강구도는 점차 무너져가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모두 윤 전 총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제쳤다.

'이재명 대 윤석열'은 이 지사 46%, 윤 전 총장 33%였고, '이낙연 대 윤석열'도 이 전 대표 42%, 윤 전 총장 34%로 나타났다.(19~21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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