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년 만에 유로 정상…'아주리군단'의 화려한 부활

기사등록 2021/07/12 11:10:19

2018 월드컵 유럽예선 탈락 후 '만치니 체제'서 반전 드라마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승리, 우승하며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물리치고 53년 만에 유로 2020 정상에 올랐다. 2021.07.12.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승리, 우승하며  시상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물리치고 53년 만에 유로 2020 정상에 올랐다. 2021.07.12.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아주리군단' 이탈리아가 53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정상에 서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불과 4년 전 이탈리아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탈락하며 월드컵에 초대받지 못했다.

4차례나 월드컵을 제패했던 이탈리아의 본선 진출 실패는 무려 60년 만의 일이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유럽 예선에서 고전하다 겨우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마지막 기회를 얻었으나,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스웨덴과 2연전에서 1무1패로 져 고개를 숙였다.

악몽의 연속이었다.

이탈리아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잉글랜드, 우루과이, 코스타리카와 한 조에 속해 1승2패, 조 3위로 탈락해 망신을 당했다.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수비수 보누치. 2021.07.11.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수비수 보누치. 2021.07.11.
그런데 3년 뒤 설욕은커녕 아예 유럽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하면서 암흑기를 맞았다.

결국 이탈리아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월드컵 탈락의 원흉이 된 피에로 벤투 감독을 경질하고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갈라타사라이(터키), 제니트(러시아) 등을 이끌던 로베르트 만치니 감독을 소방수로 낙점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탈리아축구협회의 만치니 선임은 53년 만의 유로 우승이란 결실로 이어졌다.

만치니 감독은 베테랑이 즐비하던 이탈리아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와의 결승전 승부차기 중 제이든 산초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물리치고 53년 만에 유로 2020 정상에 올랐다. 2021.07.12.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잉글랜드와의 결승전 승부차기 중 제이든 산초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물리치고 53년 만에 유로 2020 정상에 올랐다. 2021.07.12.
특히 중원에 마르코 베라티(파리생제르맹), 조르지뉴(첼시), 니콜로 바렐라(인터밀란) 등을 중용했고, 공격에선 페데리코 키에사(유벤투스)를 발굴했다.

만치니 감독의 변화는 서서히 효과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된 사이 조직력이 쌓이면서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이는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계속됐다.

조별리그 3경기를 전승으로 통과한 이탈리아는 고비였던 토너먼트 16강 오스트리아전을 연장 혈투 끝에 잡았고, 스페인과 4강전서 승부차기에서 웃었다.

그리고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전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잉글랜드를 제치고 53년 만에 유럽을 제패했다. 동시에  A매치 34경기 무패(27승7무)도 이어갔다.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환호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물리치고 53년 만에 유로 2020 정상에 올랐다. 2021.07.12.
[런던=AP/뉴시스] 이탈리아 선수들이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승부차기로 물리치고 환호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뒤 연장 끝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를 3-2로 물리치고 53년 만에 유로 2020 정상에 올랐다. 2021.07.12.
이탈리아의 부활은 큰 경기에 강한 강철 멘털도 한몫을 했다. 사실 토너먼트 진입 후 이탈리아는 가시밭길을 걸었다.

결승전 포함 3경기가 연장 승부였고, 이 중 2경기는 승부차기였다. 8강전은 세계 1위 벨기에와 맞대결이었다.

이탈리아를 지탱한 건 베테랑 수비진이었다. 30대 중후반인 지오르지오 키엘리니와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대회 내내 팀의 중심을 잡았다.

앞서 두 차례 월드컵에서 실패를 경험한 둘은 현역 마지막일 모를 유로 대회에서 누구보다 활활 불타올랐다. 특히 보누치는 잉글랜드와 결승전에서 후반 22분 1-1 동점골을 만들며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 후 보누치는 "바닥까지 추락해보니 위대한 팀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실패가 자신들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53년 만에 유로 정상…'아주리군단'의 화려한 부활

기사등록 2021/07/12 11:10:19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