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文정권에 선전포고... "무능정권 연장 안돼 정권교체해야"

기사등록 2021/06/29 16:32:28

정치 참여 선언하며 차기 대선 출마 공식화

출사표 5대 키워드 '공정, 정의, 상식, 법치, 자유'

선언문엔 文정권 비판, 정권교체 당위성 할애

화통한 강골 기질에 "무도" "약탈" 비판 수위 셌다

"윤리의식 마비" "이권 카르텔" 신랄한 비판도

야권분열 차단 "정권교체 생각 같으면 힘 합쳐야"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정권교체'라는 단어를 7번 썼다. 화통한 성격에 강골 기질인 윤 전 총장은 원색적인 용어를 동원해 문재인 정권에 대한 비판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정권교체의 최선봉장을 자임했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윤석열 X파일과 캠프 내부의 소통 혼선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것을 의식해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정권교체의 적임자임을 각인시켜 지지층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다"며 대권 도전장을 낸 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문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개념은 공정, 정의, 상식, 법치, 자유다.  그가 평소 중시해온 가치들이다. 현 정권이 지난 4년 동안 국가주의 논란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윤 전 총장은 국가의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였다. 국정운영의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전환하겠다는 점도 윤 전 총장의 핵심 메시지로 보인다.

지난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후 4개월 가까운 잠행 끝에 대권 도전에 나선 윤 전 총장은 이날 대선 출마선언문과 다름없는 '윤석열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입장문에서 공정과 상식을 전면에 내걸고 대권 도전의 포부를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정치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구체적인 정책이나 공약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대권을 잡을 경우 큰 틀의 국정운영 방향을 일부 제시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출마선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앞부분에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강력 비판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현 정부 비판의 수위가 예상보다 셌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권에 부메랑이 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 '특권과 반칙 없는 나라' 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인용하면서 "이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또 문재인 정권을 향해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린다",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 구축" 등의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출마선언문 뒷부분에선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 적폐청산을 주도한 문재인 정부 인물이지만 오히려 현 정권 실정을 정권교체의 동력으로 내세운 것은 역설적이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 말하고,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되어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 "저 윤석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선을 목전에 두고 야권 분열을 의식한 듯 "열 가지 중 아홉 가지 생각은 달라도, 한 가지 생각, 정권교체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산업화에 일생을 바친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민주화에 헌신하고도 묵묵히 살아가는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 세금을 내는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청년들이 마음껏 뛰는 역동적인 나라, 자유와 창의가 넘치는 혁신의 나라, 약자가 기죽지 않는 따뜻한 나라, 국제 사회와 가치를 공유하고 책임을 다하는 나라를 반드시 만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암시했다.

윤 전 총장은 "지금 우리는 경제 사회 시스템의 토대가 되는 기술 기반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초고속 정보 처리 기술이 삶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며"기술 혁명에 따른 사회 변화를 거부할 수 없다. 과거에 해 오던 방식대로 일하는 것만으로는 국제 분업 체계에서 낙오되어 저생산성 국가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에게 닥친 새로운 기술 혁명 시대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과 경제 사회 제도의 혁신이 필수"라며 "혁신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 자율적인 분위기, 공정한 기회와 보상, 예측가능한 법치에서 나오는 것이다.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공정과 상식, 법치의 자양분을 먹고 창의와 혁신은 자란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1.06.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1.06.29. [email protected]
현 정부가 국가주의적 성장 위주의 정책 기조를 고수해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소외계층 확대 등 부작용을 양산했던 것과 달리, 윤 전 총장은 시장경제질서의 본질을 지켜나가는데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공정한 경쟁에 방점을 둔 규제 개혁 등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0선'의 정치 경력이 전무한 윤 전 총장은 이날 출마선언문에 자신의 정치관도 녹여냈다.

그는 "정치는 국민들이 먹고 사는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며 "우리의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공정과 법치는 필수적인 기본 가치이다. 이러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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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文정권에 선전포고... "무능정권 연장 안돼 정권교체해야"

기사등록 2021/06/29 16:32:2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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