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직원사찰' 손배소송…대법 "김재철, 배상책임있다"

기사등록 2021/06/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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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프로그램 설치→관제서버 자료 등 열람
1심, 약 1865만원 지급 판결…책임 30% 제한
"충분히 보고 받았다…직접적인 이득은 없어"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 김재철 전 MBC 사장이 지난 2018년 5월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MBC 장악' 1차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주식회사 문화방송(MBC)이 파업을 벌이던 지난 2012년 6월부터 8월 사이 회사 임직원들의 이메일 등 열람을 가능하게 한 사내 보안프로그램 설치 및 운영을 보고받은 김재철 당시 MBC 사장 등에게 직원 사찰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MBC가 당시 김재철 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김 사장 등이 MBC 측에 약 1865만원을 지급하라는 1심 선고를 유지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2년 4월 김 사장에 의해 임명된 차재실 당시 정보콘텐츠실장은 회사 측의 보안 강화 필요성 강조에 따른 'IT 보안 강화 방안'을 수립하고 보안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이 본부장 등에게 보고했다.

차 실장은 '트로이컷'이라는 보안프로그램을 최종 선택하고 MBC 인트라넷에 접속하는 컴퓨터에 설치한 뒤 2012년 5월부터 8월까지 관제서버에 저장된 자료들을 열람했다.

차 실장은 트로이컷을 설치하고 자료를 열람하는 등 과정에서 MBC 직원들에게 프로그램 특성 등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고 직원들로부터 정보보호서약서나 동의서도 안 받았다.

이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 노조)가 트로이컷 설치·도입에 반발하면서 보안프로그램은 시험운영만 거친 뒤 정식 도입이 중단됐고 MBC 측은 사내 직원들의 컴퓨터에 설치된 트로이컷을 일괄 삭제했다.

1심은 김 사장과 이 본부장 등이 차 실장으로부터 트로이컷 설치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만큼 직원 사찰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MBC 측에 약 1865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차 실장이 이 사건 불법 행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김 사장 등의 책임은 원고 청구액의 30%로 제한됐다.

1심은 "김 사장은 MBC의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로서 중대한 사무에 관해 최종 결정 권한을 갖는 사람으로 트로이컷의 설치 및 시범운영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충분히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은 "이 사건 행위는 차 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김 사장 등은 이를 묵인하거나 조장하는 등 방조한 것에 불과한 점, 이 사건 행위로 직접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그 책임을 MBC 측 청구액인 약 6200만원의 3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이후 양측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 재판부는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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