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 입모아 "선수가 룰 판단하면 안 돼"
이재명 반대 가로막히자 지도부에 교통정리 촉구
송영길 "당헌상 경선룰은 이미 정해져 있어" 쐐기
"경선 현행대로" 65.1%…與 지지층 과반 손 들어줘
연기론 수면 아래로…"6월 대선기획단 출범 후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한 다른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지도부의 교통정리를 요구했지만, 송영길 대표가 연기론 논의와 거리를 벌린 데다가 현행 9월초 선출에 압도적으로 호응하는 여론조사마저 나왔다.
결국 경선연기론이 마땅한 명분을 갖추지 못한 데다가 이 지사를 제외한 타 주자들의 지지율이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주장에도 힘이 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는 18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연기론과 관련해 "당내에서 논의가 나오고 있으니 지도부에서 빨리 정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재명 경기지사가 반대하는데 한 후보가 이러면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경선룰을) 후보들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썩 온당한 태도는 아니다. 운동선수들한테 시합 규칙을 물어보면 안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 판단하는 과정에서 후보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규칙을 정하는 것은 선수들의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유력 대선주자인 이 지사의 강력 반대에 경선연기론이 암초에 부딪히자 방향을 돌려 지도부에게 정리를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따라붙었다.
경선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선룰을 대대적으로 손보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박용진 의원이 예비경선(컷오프) 여론조사의 일반국민 부분을 현행 민주당 지지층 혹은 무당층에서 야당 지지층에까지 넓힐 것을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송영길 대표는 18일 광주인권상 시상식 전 만난 기자들이 대선주자들의 경선룰 교통정리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당헌당규상 이미 룰은 정해졌다는 말씀만 하겠다"고 했다.
이는 현행 대선 경선룰을 바꿀 의사가 없다는 뜻을 에둘러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도 9월초 대선후보 확정 쪽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지난 15~16일 실시한 아시아경제 의뢰 윈지코리아컨설팅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선연기론 찬반을 조사한 결과, '원래대로 9월까지 대선후보를 선출해야 한다(연기 반대)'는 응답이 65.1%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경선일정을 연기해서 후보 선출을 뒤로 미뤄야 한다(연기 찬성)'는 응답은 15.5%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원래대로 선출하자'는 응답이 58.0%인 반면, '경선일정을 연기하자'는 응답은 26.1%에 머물렀다.
이재명 지사 측은 고무된 기색이 역력하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뉴시스에 "여론은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줬다"며 "경선 연기는 그야말로 패배주의적이고 대선을 망치려는 사고방식"이라고 단언했다.
지난 2월 이낙연 전 대표 사퇴 직전 '반짝' 연기론이 나왔던 데 이어 새 지도부 선출 후 다시 친문계가 논쟁에 불을 붙였지만 또다시 용두사미로 끝난 셈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압도적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연기하자고 하면 이젠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괜히 분란만 될 뿐 소득도 없이 끝날 상황이다. 더이상 경선 시점을 문제삼는 건 다른 후보에게도 안 좋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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